[OSEN=하수정 기자] 개그우먼 박나래가 MBC 인기 예능 '나혼자산다'(이하 나혼산)에서 출연을 중단한다. 방송활동 중단에 따른 여파로 사실상 하차 수순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앞서 박나래는 지난 3일 전 매니저들로부터 서울서부지법에 부동산가압류신청을 당했고, 재직 중 당한 피해에 대한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전 매니저들은 박나래의 1인 기획사에서 재직 중 폭언, 특수상해, 대리 처방, 진행비 미지급을 비롯해 상시 개인 심부름 대기 등 일명 '갑질'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박나래가 일명 '주사이모'라는 존재에게 대리처방 및 향정신성 의약품을 받는 등 의료법 위반, 1인 기획사 미등록으로 인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위반 등으로 피고발 당한 일이 알려져 연예계를 발칵 뒤집었다.
하지만 박나래 측은 지난 5일, 1차 입장문에서 약 1년 3개월 간 근무했던 직원 2인이 퇴사 후 퇴직금 정상 지급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으로 회사의 매출 10%를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사실과 다른 주장들로 불필요한 오해와 압박을 지속하고 있어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불법 의료 행위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의료인인 '주사 이모'가 왕진을 와준 것이라며 "면허가 있는 의사에게서 영양제를 맞은 것일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나래의 해명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의사 단체인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 측이 '주사 이모'로 알려진 A씨의 SNS 프로필상 표기된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은 중국에서도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유령의대'이며, 설령 A씨가 중국 현지 의대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한국에서의 의료행위는 불법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A씨가 의료인임을 강조하며 박나래 전 매니저들 저격글까지 남겼던 SNS 게시물들을 모두 삭제하며 의혹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 오늘(8일) '나혼산'이 MBC 상암 스튜디오에서 실내 녹화를 앞두고 있었고, 박나래는 매주 참여하는 고정 멤버였기에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사진]OSEN DB.
결국 침묵을 깬 박나래는 이날 개인 SNS에 "지난 11월초 가족처럼 지냈던 매니저 두분이 갑작스레 퇴사를 했고, 최근까지 당사자들과 얘기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서로 오해가 쌓이게 됐습니다"라며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어제에서야 전 매니저와 대면할 수 있었고, 저희 사이의 오해와 불신들은 풀 수 있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고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라며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어 "저는 웃음과 즐거움을 드리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개그맨으로서, 더 이상 프로그램과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칠수 없다는 생각에 모든 것이 깔끔하게 해결되기 전까지 방송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심했습니다"라며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며 연예계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곧바로 '나혼산' 제작진도 "우선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박나래 씨와 관련해 최근 제기된 주장에 대하여 공정성을 중점에 두고 사안을 판단하고자 공식 입장이 늦어진 점 사과드립니다"라며 "나혼산 제작진은 이번 사안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며, 사실관계 확인을 포함한 내부 논의를 신중히 이어왔습니다"라며 "사안의 엄중함과 박나래 씨의 활동 중단 의사를 고려하여, 제작진은 박나래 씨의 '나혼산' 출연을 중단키로 결정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제작진은 "다시 한번 공식 입장이 늦어진 점 깊이 사과드리고, 나혼산은 앞으로도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로 건강한 웃음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OSEN DB.
박나래는 2016년 9월 '나혼산'에 합류해 고정 멤버로 활약한 지 올해로 10년 차에 접어들었다. 국내 여성 코미디언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2019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영광의 대상을 받았고, 이듬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예능상까지 거머쥐었다.
무엇보다 최전성기를 맞으며 시청률 10%에 육박한 '나혼산'이 공식커플 전현무-한혜진의 결별로 2019년 큰 위기를 맞았을 때, 박나래는 메인 진행자를 맡으며 기안84 등과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동반 하차 전현무, 한혜진의 빈 자리를 채우면서 사실상 무지개 회장 역할도 맡아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노력했다. 전현무가 결별의 아픔을 극복하고 '나혼산'에 복귀하기까지 박나래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고 지켜온 '나혼산'이지만, 전 매니저 갑질 논란을 시작으로 터진 1인 기획사 미등록, 주사이모 의료법 위반 등 연쇄 논란은 끝내 '박나래 방송활동 중단'이라는 결말을 맞았다. '나혼산' 제작진이 '출연 중단'을 발표한 상황에서 향후 문제가 정리되고 전현무처럼 복귀할지, 아니면 이대로 하차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