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알렉산드라 판토자(35)가 26초 만에 나온 허망한 패배에도 좌절하지 않았다. 그가 끔찍한 부상을 딛고 빠르게 돌아오겠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판토자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조슈아 반과 UFC 323 코메인 이벤트 플라이급 타이틀전에서 1라운드 시작 26초 만에 어깨 부상으로 TKO 패배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판토자는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서며 반을 압박했다. 하지만 그는 반의 킥을 잡아낸 뒤 넘어지는 과정에서 왼팔로 땅을 잘못 짚었고, 팔꿈치에 큰 충격을 받았다.
판토자는 고통을 호소하며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고, 심판은 그대로 반의 TKO 승리를 선언했다. 이로써 미얀마 출신 반은 플라이급 챔피언 벨트를 손에 넣으며 UFC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 남성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아울러 존 존스 이후 두 번째로 어린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사진]OSEN DB.
역대급 플라이급 챔피언으로 불렸지만, 끔찍한 부상으로 쓰러진 판토자. 그럼에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판토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난 더 힘든 일도 겪어봤다. 더 강해져서 돌아올 거다. 꼭 그러겠다. 모두가 보내준 메시지에 감사드린다"라며 복귀 의지를 다졌다.
영상 메시지도 공개했다. 판토자는 "사고가 일어났다. 오늘 UFC에 갔을 때 내 인생에서 최고의 몸 상태라고 생각했다. 옥타곤 반대편에 있는 반을 보고 1라운드에서 끝낼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내 인생 최고의 캠프와 체중 감량, 모든 게 최고였다"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반이 그냥 와서 이 벨트를 따냈다. 아내와 이 일에 대해 얘기했다. 오늘은 나뿐만 아니라 반에 관한 이야기다. 그가 벨트를 차지하는 게 그의 운명이었다. 그는 내 부상으로 이 벨트를 획득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판토자는 "난 매우 열심히 훈련하고 싶다. 난 평생을 매우 열심히 살았고, 다시 그럴 것"이라며 "그 누구에게도 욕을 하려는 게 아니다. 열심히 훈련에서 다시 집으로 벨트를 가져오고 싶을 뿐이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내일 집으로 돌아가 다시 꿈을 좇기 시작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한편 판토자가 다친 부위는 결과적으로 팔꿈치가 맞았다. 그는 팔꿈치가 부러진 것처럼 보였지만, 초기 진단 결과는 어깨 탈구였다. 경기 후 UFC 측은 판토자가 왼쪽 어깨가 탈구된 뒤 자연 복구됐다고 발표했다.
'백사장'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도 자신 역시 판토자가 팔꿈치를 다쳤다고 생각했지만, 의료진이 어깨 부상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판토자가 곧 복귀하진 않을 것 같다. 그가 돌아오기 전에 타이틀 방어가 있을 것 같다. 그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UFC 측의 진단이 틀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MMA 유명 기자 아리엘 헬와니는 "8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판토자 선수는 (우리 모두가 처음 예상했듯이) 팔꿈치를 다쳤을 뿐 어깨는 다치지 않았다고 소속사 측에서 밝혔다. 경기 후 왜 어깨 부상이라고 계속 말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소속사 측은 어깨 부상은 없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탈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물론 부상 부위와 별개로 판토자의 단기간 내 복귀가 힘들 것이란 사실엔 변함이 없다. UFC 측은 그가 회복에 집중하는 동안 반이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길 바라고 있다. 이미 반의 1차 방어전 상대도 정해진 분위기다. 일본의 타이라 타츠로가 브랜든 모레노에게 첫 TKO 패배를 안기며 탑 컨텐더가 됐고, 화이트 회장도 "좋은 아이디어"라며 일본 개최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