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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도 만날 것”...커지는 ‘쇄신 압력’에 소통 늘리는 장동혁

중앙일보

2025.12.08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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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노동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본격적으로 당내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당 안팎의 쇄신 압박이 커지자 접촉면 확대라는 변화에 나선 셈이다.

장 대표는 8일 초선 의원 2명과 중진 의원 3명을 각각 개별 면담했다. 점심도 중진 의원과 함께 먹었다.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방선거 준비 및 외연 확장 방안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고 한다. 장 대표를 만난 한 의원은 “좋지 않은 지역 민심과 언론의 비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장 대표가 중도 확장을 하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1년인 지난 3일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의원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30분씩 일대일로 만났다. 장 대표를 만난 한 중진 의원은 “열혈 지지층에만 꽂히면 민심을 얻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 당이 나아갈 비전을 제시해서 국민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며 “장 대표가 보폭을 조절할 필요성을 인식하는 듯했다”고 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 이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취지의 쓴소리를 했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당분간 당내 소통에 집중할 계획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8일 취재진을 만나 “지역과 선수(選數) 구분 없이 현 지도부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분들을 중점적으로 만날 계획”이라고 했다. 장 대표 측 관계자는 “친한계 의원들까지도 적극적으로 만나려 한다”고 했다.

외부와의 접점도 넓힌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일일 대표’를 모집할 계획이다. 일일 대표로 뽑힌 시민은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유튜브에 출연해 인터뷰할 기회를 갖게 된다. 지도부 의원은 “민심에 더욱 가깝게 다가가서 당 운영을 하겠다는 취지”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초선·재선 의원들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장 대표가 소통 모드로 전환한 배경에는 갈수록 커지는 쇄신 압력이 있다. 지난달만 해도 “장 대표가 누구랑 소통하고 있느냐”는 의구심이 국민의힘 의원 사이에 퍼졌지만 “그래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하지만 장 대표가 지난 3일 비상계엄 관련 사과를 거부하고, 당 지지율 정체까지 이어지자 공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초·재선 중심의 소장파 의원들은 지난 3일 장 대표 대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사과하고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약속했다. ‘윤핵관’으로 불리며 친윤 핵심으로 활동했던 윤한홍 의원은 지난 5일 장 대표 면전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인연, 골수 지지층의 손가락질을 다 벗어던지고 계엄의 굴레에서 벗어나자”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장 대표가 강경 노선만 고집하고 지지율이 계속 그 자리에 머무르면 조기 사퇴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10~20%포인트가량 뒤지고 있다.

다만, 당내에선 ‘노선 변화 없는 소통 확대’에 부정적 반응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형식적인 소통은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라고 했다. 친한계 초선 의원도 “소통이 아니라 공개 석상에서 사과와 절연을 언급하는 게 명확한 변화의 시작”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지난 6일 보수 성향 유튜브 ‘멸콩TV’에 출연해 “제가 가는 길이 과연 맞는 것일까 하는 불안감이 있다”면서도 “지금까지는 저만의 타임 스케줄과 계획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고 가고 있다”고 했다.




박준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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