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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안전한가요"…깨진 창에 테이프 붙이고 내달린 KTX

중앙일보

2025.12.08 00:40 2025.12.08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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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발 마산행 KTX 215편의 바깥 깨진 창에 테이프와 찢어진 천이 붙어 있다. 독자제보
“이거 안전하긴 한 건가요? 외국 관광객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8일 오후 4시 18분 서울역을 출발해 마산으로 향하는 KTX 215편에 탄 철도 전문가가 직접 찍은 사진을 보내주며 토로한 말입니다. 해당 열차는 KTX-산천으로, 천이 찢어진 상태로 붙어있는 칸은 특실인 3호차인데요.

이 전문가는 “시속 300㎞ 가까운 고속으로 달리는 KTX가 저렇게 테이프와 천으로 깨진 유리창을 덮고 달리는 게 안전이나 외관 면에서 말이 되느냐”고도 했는데요.

코레일에 사실 여부를 확인했더니 해당 열차는 포항에서 출발해 서울로 오던 길에 자갈이 튀면서(자갈 비산) 창문과 창문 사이 뼈대 부분에 있는 더미 유리창이 깨졌고, 임시로 테이프와 천으로 비상조치를 했다는 설명입니다.
마산행 KTX임을 알리는 안내문. 독자제보

그런데 서울까지 고속으로 달려오다 보니 임시로 붙인 천과 테이프가 찢어지면서 서울역에 도착해서는 누더기처럼 됐다고 하는데요. 해당 열차는 찢어진 부분을 다시 땜질하고는 편명을 바꿔서 마산까지 가는 승객들을 태우고 출발했습니다.

코레일 관계자는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 고속으로 달리다 보면 자갈이 튀어 올라 유리창이나 차체를 때리는 경우가 잦다”며 “깨진 부위는 뒷면이 알루미늄이어서 운행 시 안전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또 열차가 마산에서 다시 상경하면 고양차량기지에 입고해서 깨진 부분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사실 겨울철에 자갈 비산으로 인한 유리창이나 차체 손상은 적지 않게 일어납니다. 코레일 등 열차 운영기관으로선 골칫거리이기도 한데요.
손상 부위에 테이프를 덧댄 마산행 KTX 215편. 독자제보

하지만 자갈 비산으로 손상을 입은 뒤 임시처방이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다름 아닌 고속열차에 테이프와 천을 붙이고 다니는 모양은 선뜻 상상하기도 어려울 듯합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임시처방 때 보다 견고하고 깔끔하게 손상부위를 가릴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KTX-산천의 유리창은 5중, KTX-1은 4중으로 되어 있어서 웬만한 충격에는 지장이 없다고 하네요.



강갑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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