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6·3 대선에서 진보 지지세가 강한 50·60대가 높은 투표율을 보이며 선거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수 지지세가 강한 20·30대 남성은 20·30대 여성보다 평균 7%포인트 이상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제21대 대선 투표율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연령대별 투표율을 보면 보수 성향이 강한 70대가 87.8%로 가장 높았지만, 60대(87.3%)와 50대(81.8%)가 뒤를 이었다. 반면 40대(76.4%)와 30대 후반(75.1%), 30대 전반(74.9%), 20대 후반(74.0%), 20대 전반(75.1%)의 투표율은 모두 80%를 넘지 못했다.
투표 참여의 적극성을 판단하는 선거인수 대비 투표자수 비율로 살펴봐도 50·60대 바람이 거셌다. 50대는 전체 선거인 비율에서 19.5%를 차지했지만, 전체 투표자 비율에서는 20.1%를 차지했다. 투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의미다. 60대도 선거인 구성비(17.9%)보다 투표자 구성비(19.7%)가 높았다. 반면 30대(선거인 구성비 17.1%, 투표자 구성비 16.4%), 20대(선거인 구성비 14.8%, 투표자 구성비 14.0%)는 투표 참여가 50·60대보다 소극적이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86세대는 넓게 보면 50~60대에 분포해 있는데 이들이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며 “이들의 진보적 정서와 비상계엄 이후 탄핵 국면이 맞물리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보수 지지세가 강한 20·30대 남성의 투표율은 같은 연령대 여성보다 낮았다. 선관위에 따르면 20~24세 남성 투표율은 72.7%로 같은 연령대 여성(77.7%)보다 5%포인트 낮았다. 25~29세 역시 남성 투표율(69.4%)이 여성 투표율(79.0%)보다 9.6%포인트 낮았다. 30~34세(남성 70.8%, 여성 79.5%), 35~39세(남성 72.3%, 여성 78.0%) 투표율도 마찬가지였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30대 여성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큰 세대라 20·30대 남성보다 높은 이들의 투표율이 이 대통령 당선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일 투표율과 사전 투표율도 성별과 연령대별 차이를 보였다. 선거 당일 투표율은 70대(52.3%)가 가장 높았고, 19세가 37.1%로 가장 낮았다. 사전 투표율은 50대(39.6%)와 60대(40.0%)에서 높았고, 80세 이상(23.5%)에서 가장 낮았다. 이재묵 교수는 “사전 선거에 대한 불신이 있는 70대 이상은 당일 투표를, 젊은 계층은 사전 투표를 한 뒤 선거 당일을 휴일처럼 활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