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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조진웅 논란 겨냥 "섣부른 옹호, 2차 가해 될 수 있어"

중앙일보

2025.12.08 04:35 2025.12.08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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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씨의 소년범 전력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당내외에서 공개 발언이 잇따르는 데 대해 “섣부른 옹호로 국민 신뢰를 잃지 않도록 우리 모두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고 8일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몇몇 사건에 대해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우리 당 일부 의원들까지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해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직 실체가 모두 드러나지 않은 수사 중 사안에서 가해자나 범죄 혐의자에 대한 섣부른 옹호나 비난은 또 다른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강력범죄나 성범죄는 가해자 옹호가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어 “헌법상 무죄추정 원칙이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피해자 보호의 원칙”이라며 “가해자를 용서할지 말지는 오로지 피해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학계나 시민사회가 형사정책적 관점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과 책임 있는 공당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조씨가 전날 은퇴를 선언한 직후 여권과 연예계 일각에서는 옹호 발언이 이어졌다.

민주당 이승훈 전략기획 부위원장은 YTN 인터뷰에서 “조씨의 은퇴는 너무 성급한 결정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청소년 시절의 일을 이유로 활동을 전면 중단시키는 것은 사회가 성숙하지 못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당시 처벌을 받았고, 수십 년 전 사건으로 생계를 이어온 직업 자체를 끊어야 한다는 여론에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국무조정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박찬운 자문위원장(한양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도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한 인간의 전 생애를 소년 시절 기록 한 줄로 재단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폭력”이라며 “비행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에게 희망을 꺾는 사회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나는 이 소식을 접하며 깊은 분노를 느낀다”며 “분노의 대상은 배우가 아니다. 그를 끝내 무대에서 끌어 내린 이 사회의 비정함”이라고 했다.

연예계에서도 옹호성 발언이 나왔다. 가수 이정석은 SNS에 “왜 그렇게까지 만드나. 세상이 너무 더럽다”는 글을 올려 조씨를 두둔하는 것으로 해석됐다가 논란이 퍼지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소년범 전력을 이유로 성인이 된 이후의 직업 활동까지 전면적으로 제약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언주 의원의 발언은 당내 일각에서 나온 옹호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성격으로 읽힌다. 조씨 논란을 두고 시민사회·연예계·여권 내부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공당의 공식 메시지는 “피해자 보호의 우선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이 향후 공직자 검증·연예인 공인성 논쟁·소년범 기록 공개 문제 등과 연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의원은 “집권여당으로서 약자를 범죄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국가 시스템을 구축할 책무가 있다”며 “섣부른 옹호로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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