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난 6일(한국시간)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플레이오프(PO) 패스D(덴마크·체코·아일랜드·북마케도니아) 승자와 함께 A조에 속하자 국내 축구계는 “무난한 조 편성”이라고 반응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도 “좋은 준비를 하면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역대급 꿀조(전례 없이 좋은 조 편성)”라는 팬도 있었다. 한국과 같은 조 상대국에서는 어떻게 전망할까. 주된 반응은 한국처럼 “쉽지 않지만 최악은 피했다”는 것. 다만 32강행을 위해 꼭 잡아야 할 상대로 한국을 지목한 경우가 많았다.
A조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최상위인 멕시코(15위)가 한국(22위)을 가장 경계했다. 지난 9월 대표팀 평가전(A매치)에서 2-2로 비긴 영향이 크다. 일간지 엘 트리는 “A조에서 가장 큰 위협은 빠른 역습 때 치명적인 한국”이라며 “32강행의 분수령인 2차전이 한국전이기 때문에 (1차전인) 남아공전에서 승점 3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최대 미디어그룹 텔레비사의 스포츠 채널 TUDN은 “한국은 아시아 팀이 아니다. 경기 방식과 선수 소속 등 사실상 유럽 팀”이라는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축구대표팀 감독 말을 인용해 경계심을 나타냈다.
유럽PO 패스D의 4개 팀 중 FIFA 랭킹 최상위인 덴마크(21위)는 낙관론을 폈다. 대중지 엑스트라 블라뎃은 “A조는 꿈의 추첨 결과”라며 “한국 같은 팀을 못 이긴다면 우리가 월드컵 본선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대중지 BT는 “한국이 세계적 선수 2명(손흥민, 김민재)을 보유했지만, 팀의 전술 운영 폭과 미드필드 역동성은 유럽 기준에 못 미친다. 덴마크가 미드필드를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조에서 FIFA 랭킹 최하위인 남아공(61위)도 한국전에 사활을 건다. 국영 스포츠 채널 SABC스포츠는 “A조가 ‘바파나 바파나’(남아공 축구팀 애칭)에게 결코 쉬운 조는 아니다”면서도 “한국은 우리가 확실히 상대할 수 있는 팀”으로 봤다. 그 밖에도 “(멕시코와 덴마크로 인해) 상위 두 자리 싸움은 사실상 끝났고, 남아공-한국 경기가 3위를 위한 단판 승부다”(일간지 타임스라이브) “1998년 이후 처음으로 토너먼트(32강)에 진출하려면 한국전이 유일한 선택지”(축구전문지 킥오프) 등 한국을 조별리그 통과를 위한 ‘제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