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코스닥·코넥스 상장사를 포함한 수도권의 헬스·바이오·인공지능(AI) 기업을 잇따라 유치하면서 산업지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제주도는 8일 “민선 8기 들어 추진해온 ‘상장기업 육성·유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기존 관광·농수축산업 중심이던 지역 경제 구조를 첨단산업으로 발전시킬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데이터 기반의 AI 헬스케어 그룹인 ‘인바이츠 생태계’의 제주행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제주형 바이오 헬스케어 클러스터’ 구상과 민선 8기 제주도의 ‘상장기업 육성·유치’ 의지가 맞물린 구상이다.
인바이츠 생태계는 CG인바이츠(코스닥), 인바이츠지노믹스, 인바이츠바이오코아(코넥스), 헬스커넥트, 인바이츠벤처스 등 5개 계열사를 둔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그룹이다. 정밀의료·유전체 분석·디지털 헬스 솔루션 등에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제주도는 지난 10월 인바이츠 생태계, 제주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데이터 기반 AI 헬스케어의 핵심 모델을 제주에 도입하고, 본사 이전과 연구개발(R&D) 허브를 조성하는 게 골자다. 제주대는 학술적인 지원과 핵심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주·방산 분야의 기업 유치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20일 ‘상장기업 육성펀드 1호’ 대상으로 선정한 우주·방산 기업 ‘케이알에스(KRS)’에 20억 원을 투자했다. 이 기업은 펀드 조건에 따라 이르면 올해 내로 본사를 제주로 이전할 예정이다. 경기도에 본사를 둔 케이알에스는 우주·방산 분야의 강소기업으로 꼽힌다. 본사 이전이 성사되면 하원테크노캠퍼스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우주산업 기반을 확충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제주로 이전한 기업 중 첫 상장 사례도 나왔다. 지난 9월 본사를 제주로 옮긴 AI 기업 ㈜아이엘커누스는 지난달 18일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코넥스는 중소·벤처기업이 코스닥을 거쳐 코스피까지 성장하기 위한 기초 단계의 거래소다.
아이엘커누스는 무선센서 기반 사물인터넷(IoT) 제조기술을 이용해 산업용 센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기술력을 갖췄다.
제주도는 기업 유치 구조의 고도화도 꾀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8월 출범한 ‘원스톱 기업지원협의체’를 통해 기업 입지·인허가·기반시설 등 각종 행정 절차를 지원하고 있다. 협의체 내 원스톱기업지원단은 지난해 21개 기업을 대상으로 76건의 상담을 진행해 22건을 해결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정책·펀드·원스톱 지원을 축으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 이미지를 확산시킬 방침”이라며 “상장기업의 추가 이전과 지역 인재의 고용 전환 등이 성사되면 바이오·AI·우주를 새로운 축으로 하는 지역 경제의 질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