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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항모, 이번엔 오키나와 도발…섬 사이 함재기 100번 이착륙

중앙일보

2025.12.0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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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이 군사적 긴장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함재기의 레이더 조사(照射)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오키나와현 해상에서 중국 전투기의 이착륙이 처음 확인됐다.

8일 NHK에 따르면 훈련을 위해 지난 5일 동중국해에서 출발한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은 이튿날 오키나와 본섬 남서쪽과 미야코지마 사이를 지나 다시 오키나와 본섬 동쪽과 미나미다이토지마 사이를 통과해 가고시마현 기카이지마 동쪽 약 190㎞ 해역까지 진출했다. 오키나와 본섬을 ‘ㄷ’자 형태로 에워싸듯 이동한 셈이다. 지난 6~7일에는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에 탑재된 함재기가 하루 약 50회씩 총 100여 회에 달하는 이착륙을 한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에 일본 측 호위함 데루즈키와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레이더 조사’ 공방도 격화하고 있다. 지난 7일 방위성이 중국군 J-15 함재기가 전날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를 상대로 두 차례 레이더를 쐈다고 밝히자, 중국 정부는 곧바로 “일본이 중국의 훈련을 방해했다”고 반박했다. 우징하오 주일 중국대사는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전날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사무차관에게 항의했다면서 “중국이 그간 거듭 경고와 주의를 촉구했지만 자위대기를 여러 차례 중국 해군 훈련 해역 공역에 접근시켜 중국의 정상 훈련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비행 안전을 현저히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현재 상황에서 일본이 이른바 ‘레이더 조사’ 문제를 선전하는 것은 국제사회를 오도하는 것으로 완전히 다른 속셈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8일 회견에서 “자위대 항공기가 중국 항공기의 안전한 비행을 심각하게 저해했다는 중국 측 지적은 맞지 않는다”고 재반박했다.

중국은 일본 역시 대만과 인접한 지역에 군사시설을 확충하고 있다며 ‘맞불’을 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8일 중국 상업위성이 지난해 5월과 올해 9월 촬영한 가고시마현에 속한 마게시마 지역 위성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매체는 위성사진 확인 결과 일본이 이 무인도에 군사시설을 빠르게 건설하고 있다며 “1년여 전에는 없던 대형 구조물이 들어섰고 활주로 윤곽이 선명하며 주변 해역 선박 활동도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이 섬을 미 항공모함 함재기 이착륙 훈련에 사용 가능한 항공자위대 기지로 정비해 왔다. 중국 군사전문가 장쥔서는 글로벌타임스에 “전시에는 마게시마 기지가 동중국해에서 활동하는 중국 해군과 공군은 물론 중국 동부 연안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참의원 양원 본회의에서 ‘외교 문제’를 이유로 발언을 철회하라는 야당 의원의 요구에 즉답을 피했다. 다만 “대만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은 중국을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한 1972년 일·중 공동성명에서 변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김현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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