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장동혁 직격한 윤한홍 "尹 반성없이 李 비판하는 건 내로남불"

중앙일보

2025.12.08 12:00 2025.12.08 12:3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원조 친윤’(친윤석열)으로 불렸던 3선의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농단’보다 비상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헌정농단’이 더욱 큰 죄”라며 “더 큰 잘못을 해 놓고 사과와 반성 없이 비판만 하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 참석해 12·3 계엄 사과를 거부한 장동혁 대표의 면전에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꼴”이라고 말해 좌중의 이목을 끌었다. 윤 의원은 이날도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윤석열 전 대통령과도 절연하고 새 출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공개 비판 이후 당원들로부터 여러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문자 폭탄 대신 ‘국민의힘에 희망이 보인다’는 메시지가 많았다. 합리적인 보수가 우리 당에 많다는 뜻”이라며 “이들과 함께 내년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국회 정무위원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Q : 장 대표를 “똥 묻은 개”라고 비판했다.
A : “우리 당이 지난 6개월 간 민주당을 비판해도 공허한 메아리였다. 계엄이란 헌정농단이 이 대통령의 국정농단보다 더 큰 죄이기 때문이다. 원죄를 씻지 않고서 비판만 하는 건 내로남불이다.”


Q : 장 대표가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하나.
A : “당연히 해야 한다. 민주당의 국정농단이 계엄의 원인이란 장 대표의 주장은 국민에게 외면 받았다. 윤 전 대통령과도 절연하고 새 출발해야 된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Q : 장 대표에게 개인적으로 권유했었나.
A : “이미 11월에 ‘사과하는 방향이 맞다. 빨리 액션을 취하자’고 권유했다. 장 대표는 웃기만 하더라. 그러더니 지난 3일 정반대의 말을 했다. 우리 당이 갈 길이 없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Q : 내년 6·3 지방선거에 대한 걱정이 큰 것 같다.
A : “선거가 6개월도 안 남았다. 사과를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우리가 참패하면 이 대통령의 각종 범죄나 사법농단은 모두 정당화된다.”


Q : 지난 정권에서 ‘윤핵관’으로도 불렸다. 갑자기 노선을 튼 건가.
A : “윤 정부에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친윤’이란 인식이 생겼다. 그러나 전 정부에서 권력을 지닌 어떤 자리도 맡은 적이 없다. 비사를 얘기하면 끝이 없지만, 다 차지하고 당과 대한민국을 살리자는 뜻이 더 컸다.”


Q : 장 대표에겐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된다’고 했는데.
A : “지금은 열성 유튜브와 지지자들이 듣기 좋은 말만 하려 한다. 그런데 지도자라면 먼저 선거에 이겨야 할 것 아닌가.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선거를 승리하면 모두 갚을 수 있다.”


Q : 보수 유튜버들은 ‘배윤(윤석열을 배신한 사람)’이라고까지 한다.
A : “선거에서 지면 보수 유튜버들이 책임을 져주느냐. 그들은 자기 돈벌이 때문에 그렇게 한다. 우리가 그들 목소리에 의존하면 계속 쪼그라들 수 밖에 없다.”


Q : 지지자 반응은 어떤가.
A : “장 대표를 비판한 날 모르는 번호로 300개 정도의 문자 메시지가 왔다. 문자 폭탄을 예상했는데 응원 메시지가 많았다.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입니다.’ ‘탈당하려고 했는데 다시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등이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보수가 우리 당에 많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익명의 지지자에게 받은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 보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의원님처럼 말하는 의원들이 더 많이 생겨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다. 양수민 기자


Q : 장 대표는 주말에도 보수 유튜브에 출연해 “꿋꿋이 나아가겠다”고 했다.
A :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됐을 때만 하더라도 우리 당은 살려고 온갖 몸부림을 쳤다. 탈당하고 분당도 하고, 그런 길을 거치면서 회생했다. 지금은 가만히 죽는 길로 가는 것 같다. 장 대표가 ‘선거에서 지면 내 책임’이라고 했지만, 당과 나라가 절단 나는데 혼자 무슨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가.”


Q : 장 대표의 ‘선(先) 지지층 결집, 후(後) 중도 확장’ 전략에 대한 평가는.
A : “지지층은 이미 결집했다. 과거에 우리를 지지했지만 마음이 떠난 사람들을 공략해야 한다. 중도 확장 없이는 선거에서 필패다. 강성 보수만 모아 콘크리트를 치려고 한들 의미가 없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혼용무도' 이재명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서 윤한홍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Q : 내년 선거 경선 룰에서 당심 비중을 70%로 확대하기로 했다.
A : “국민 여론 조사 100%를 해도 모자랄 판이다. 민심을 확대 반영해야 할 국면에서 거꾸로 간다.”


Q : ‘건진법사’의 공천 청탁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졌었다.
A : “특검이 나를 잡아 보려고 했지만, 금품을 수수했거나 비리에 개입됐다는 근거가 전혀 없었다. 건진법사란 사람이 내 이름을 팔아 금품 거래를 했다는 걸 미처 몰랐던 게 불찰이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익명의 지지자에게 받은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친윤은 없다. 건강한 보수만이 살 길이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수민 기자



김규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