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이재명 대통령의 전날 정원오 성동구청장 공개 칭찬에 대해 “일은 잘하는 거 맞다”면서도 “소식을 접했을 때 좀 의아스럽기도 하고 좀 당혹스러운 게 솔직한 마음 아니겠나”라고 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경쟁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X)에 “정원오 구청장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저는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고 적었다. 이에 정 구청장은 이 대통령의 글을 자신의 X에 공유하며 “원조 ‘일잘러’로부터 이런 칭찬을 받다니 감개무량할 따름. 더욱 정진하겠다”고 화답했다. 정 구청장은 이미 내년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도전설이 도는 민주당 내 다크호스로 꼽힌다.
박 의원은 "대통령의 스타일이 있다. 아마 이것도 (주민들의 구정 만족도가 높다는) 기사를 우연히 보고 나서 이럴 때 한번 좀 칭찬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더 가졌을 법하다”며 “대통령께선 이전에도 어떤 사안을 너무 진중하고 무겁게 접근하지 않고 재미와 재치로 접근하는 경우들이 많았다”고 진단했다. 또 “이번에도 이렇게 올리면 이후에 어떤 후속 파장이 클 것이다, 이렇게까지 깊게 생각하고 한 거같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이 전날 글과 관련해 이 대통령의 일정을 조정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어제(8일) 대통령실 아는 분과 다른 이유로 통화하다가 분위기를 물어봤더니 내 판단이 맞다더라”며 “그런데 기사가 많이 쏟아지니 그 안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어 “원래 오늘(9일) 대통령이 성동을 오래전부터 방문할 일정이 있었는데 어제 글에 이어 오늘 또 방문하면 이게 더 마치 특정한 사람에게 힘 실어주기라는 오해가 커질까 봐 일정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도 이렇게 파장이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라며 “물론 정 구청장이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은 건 사실이고 그러니까 뭐 인간적으로 부럽기는 하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특정인에게만 힘을 실어줄 분은 아니다”면서 “서울시장 선거만 염두에 두고 저러지는 않으셨을 것. 평소의 스타일로 보면 그렇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에서 ‘선거 개입’이란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선 “과거 박근혜 국정농단이나 윤석열·김건희의 공천 개입 등을 자기들이 했으니까 이 대통령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자기들 정당 같지 않다. 우리는 대통령을 당연히 존중하고 국정의 구심으로 삼지만, 특정인에 의해 공천이나 이런 것에 저희가 일희일비하거나 좌지우지되지 않는다”고 했다.
박 의원은 출마 결심을 묻는 질문에, “작년 4선이 되고 고민이 시작됐다. 작년 8월 (이재명 대통령이 당시) 두 번째 당대표가 되시기 전 상의를 좀 드린 바 있다”며 “이 정부의 성공을 가장 잘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은 서울시장직이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