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내년 지방선거 경선룰에 대해 “민심보다 당심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국민의힘은 현재 50%인 당원투표 반영 비율을 70%로 상향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외 출장 중인 오 시장은 7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진 출장기자단 간담회에서 “(언론 등에서) ‘당심 70%, 민심 30%가 잘못된 길, 지방선거 필패의 길’이란 식의 칼럼이나 논평을 자주 해주고 있다”고 했다. 다만 오 시장은 “플레이어(출마예정자)로서 그 부분(경선룰)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 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떠오른 정원오 성동구청장에 대해 “제가 일찌감치 일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한 적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정 구청장이) 한강버스는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성공할 사업으로 보이고 시행착오에 초점을 맞춰 비판하기보다는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을 본 적이 있다”며 “그래도 그분(정 구청장)은 이런 식견의 측면에서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된다”고 했다.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일부 인사들에 대해서는 “식견에 한계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서울시 행정에 무지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생뚱맞은 코멘트를 내놓고 있다”며 “시민들은 이미 판단이 섰을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특검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사건이다. 오 시장은 경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이후 ‘공정한 재판’을 이유로 재판 중단을 요청할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엔 “아직 공소장을 받지 못했다. 그런 부분까지 답변하긴 어렵다”고 했다.
오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강남·강북 균형발전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3조원가량을 투자해 내부순환로를 왕복 6차선으로 지하화하는 프로젝트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상습정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4선 서울시장’인 오 시장은 차기 시장이 갖춰야 할 역량 중 하나로 ‘도시경쟁력 강화 전략’을 꼽았다. 오 시장은 “현재 각 나라의 수도들이 치열하게 벌이는 무한경쟁 시대다”라며 “내년 선거에 임하는 여야 후보들이 그런 비전 경쟁을 할 수 있느냐가 서울시민의 가장 큰 관심사일 거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서울이 뉴욕, 런던, 파리 등 도시를 넘볼 수 있는 경쟁력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만드는 데 그간 최선의 노력을 다한 성과가 이제 순위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서울시민에 의해 공정한 평가를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