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⑦=사활의 강자인 김지석 9단은 ‘Go Problem’이란 사활 풀이 앱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한다는 얘기가 들리더니 어느새 진짜 앱을 만들었다. 전성기에 파괴력 있는 전투 바둑을 구사했는데, 조치훈 9단이 그 스타일에 반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이제 36세니까 전성기는 지났다. 왕싱하오에게는 힘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판은 밀리던 김지석이 계속 추격해 놀라움을 주고 있다. 흑1에 이어 3이 좋은 수. 백4에 흑5로 탄력적인 모양을 갖췄다. 다만 백A의 날카로운 침공이 불안감을 준다.
◆AI의 권유=AI는 백1의 침입을 권한다. 흑2의 차단은 백3을 선수하고 5로 나와 끊는다. 흑도 A의 선수가 있긴 하지만 흑은 백 석 점을 잡아도 중앙 쪽이 크게 엷어진다. 백B의 공격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실전 진행=실전은 백이 6에 호구하면서 문제의 침입수는 사라졌다. 흑7이 자연스럽게 놓이면서 A의 노림이 그대로 묻힌 것이다. 이리하여 바둑은 진짜 5대 5가 됐다. 수학적으로는 팽팽한 형세지만 심리적으로는 추격자 김지석이 주도권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