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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레이놀즈의 마켓 나우] 때로는 복잡한 것에 답이 있다

중앙일보

2025.12.0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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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레이놀즈 라자드자산운용 글로벌 헤지드 전환사채 전략담당 포트폴리오 매니저
금리는 불확실하고 채권 수익은 낮으며 주식은 고평가돼 있다. 안전과 수익, 어느 쪽도 선택하기 어려운 지금, ‘헤지 전환사채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전환사채는 채권의 일종으로, 투자자가 원할 때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이익을 얻고, 주가가 내려가면 채권으로 보유하면서 이자를 받는다. 일종의 양방향 투자 수단이다.

헤지 전환사채 전략은 한 걸음 더 나간다. 전환사채를 매수하는 동시에 같은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먼저 높은 가격에 팔고, 나중에 낮은 가격으로 사서 차익을 남기는 거래 방식이다.

구조가 복잡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 전략은 여러 장점이 있다. 주식 손실을 막는 장치가 있어 시장이 흔들려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고, 일반 채권이나 주식과 움직임이 달라 분산 투자 효과도 있다. 최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거래가 쉬워지고 투자자도 늘어나는 등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

김지윤 기자
이 전략은 두 방식의 장점을 모두 활용한다. 전환사채 매수로 이자 수익과 만기 때 가격 안정 효과를 얻으면서, 공매도로 공매도 대금에서 나오는 이자와 변동성 수익을 추가로 확보한다.

공매도 대금 이자는 공매도한 주식 대금을 단기로 운용해 발생하는 수익이다. 변동성 수익은 전환사채의 특별한 구조를 활용한 것으로, 주가 변동이 클수록 높은 수익을 낸다. 이처럼 네 가지 수익원이 결합돼 전통적인 채권 투자보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주식 공매도는 기업부도 위험도 상당히 줄여준다. 기업이 부도를 선언하면 전환사채 가치는 거의 제로로 떨어지지만, 공매도한 주식에서 나오는 이익으로 손실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체 주식의 약 절반을 공매도하므로 기업부도 위험은 전통 채권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더 나아가 이 전략은 기업이 재무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생기는 추가 수익 기회도 잡는다.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거나, 회사가 자기 채권을 사들이거나, 시장가격보다 비싼 값에 협상해서 파는 등 다양한 거래에서 꾸준히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전환사채 시장 규모는 고수익·고위험 채권 시장의 두 배 가까이 되지만, 기업 부도 위험은 절반 수준이고 금리 변동 위험은 훨씬 낮다. 2027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상당하고, 주식 가격이 높으며, 낮은 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기업 거래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시장이 불확실할수록 헤지 전환사채 전략의 가치는 커진다. 복잡하지만, 지금 같은 시기엔 고민해볼 만한 선택지다.

숀 레이놀즈 라자드자산운용 글로벌 헤지드 전환사채 전략담당 포트폴리오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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