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곡물 수출세 인하…中과 콩깻묵·밀 첫 거래
농산업 분야 교역 확대로 외화 보유액 확충 모색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만성적인 보유 외화 부족에 시달려 온 아르헨티나가 곡물 수출 관세를 일부 인하하면서 외화 보유액 확충에 나섰다.
루이스 카푸토(60)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 우리는 농축산업 부문 세금 경감이라는 길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디며, 수출 관세의 영구적 인하를 추진한다"라며 대두(콩·26→24%), 밀·보리(9.5→7.5%), 옥수수·수수(9.5→8.5%), 해바라기(5.5→4.5%) 등 인하 품목을 공개했다.
또 대두 부산물인 대두유(콩기름)와 대두박(콩깻묵·콩에서 기름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의 경우 24.5%에서 22.5%로 낮춘다고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은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대두박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이번 조처는 아르헨티나 수출 약 60%를 차지하는 농산업 분야 경쟁력 강화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고 현지 정부는 설명했다.
카푸토 장관은 "세금 감면, 생산 증대, 모든 아르헨티나인을 위한 더 많은 기회와 일자리라는 우리의 방향성은 분명하다"라면서 이는 하비에르 밀레이(55) 대통령 국정 운영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주의자임을 표방하는 밀레이 정부는 친(親)기업 정책의 하나로 "거시경제 여건이 허락하는 한" 적극적인 감세를 추진하고 있다.
농축산업의 경우엔 지난 9월 한시적으로 곡물 및 부산품 수출세 면제 조처를 시행했는데, 이를 통해 70억 달러(10조원 상당) 규모 수입을 창출했다고 밀레이 정부는 홍보한 바 있다. 한편으론 실질적으로 면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규모 농산물 생산업자의 불만을 키우고 업계 불확실성을 높였다는 비판도 나왔다.
클라린과 라나시온 등 현지 언론은 이번 관세 인하가 농민단체 지지 기반을 다지는 한편 외화 보유액 확충을 모색하기 위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최대 채무국인 아르헨티나는 약 8년 만에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을 개시하는 등 수시로 도래하는 부채 상환일에 맞춰 보유 외환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관련 맥락에서 중국과의 교역도 눈에 띈다.
아르헨티나 통상 분야 정보를 제공하는 다타포르투아리아를 보면 현지 업계는 이달 초 중국으로의 첫 번째 대두박 선적을 마쳤으며, 이달 중 첫 번째 밀 수출도 진행한다.
대두박의 경우 중국 사료 제조업계에서 2019년 중국 당국의 아르헨티나산 수입 승인 후 지난 6월 맺은 첫 계약의 실제 거래 조처라고 한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2025∼2026년 회계연도 기간 최소 600만t(톤)의 아르헨티나산 밀을 수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다타포르투아리아는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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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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