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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택시기사 살인…'재심 무죄 100%' 변호사가 맡은 까닭

중앙일보

2025.12.09 08:21 2025.12.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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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재심 전문 변호사. 중앙포토

9일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성환)는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 보조로브 아크말(36)이 제기한 재심 청구사건 첫 심문을 열었다. 아크말은 지난 2009년 3월 창원시 의창구에서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강도살인 등)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아크말 변호인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자백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사건"이라며 "피고인은 체포 당시 19세 미성년 외국인이라는 취약한 지위로 위법 수사와 형식적인 국선변호, 부실한 재판 심리 속에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재심 청구 이유를 밝혔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이 파악한 유력 용의자가 있었지만 수사 기록에는 관련 자료가 빠졌다. 한국어 능력이 떨어지는 아크말이 경찰 첫 피의자 조사와 영장실질심사 이후 조사에서 통역을 제공받지 못해 허위 자백으로 이어졌다는 게 박 변호사의 주장이다.

박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도 통역은 충분하지 않았고 일부는 사실관계가 왜곡된 정황도 확인된다"면서 "경찰이 체포·구속하면서 영사기관에 통보하지 않고 영사 접견권도 고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유학생 신분이던 아크말은 지난 2009년 7월 택시 강도(강도상해)를 벌이다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아크말의 자백을 근거로 앞서 발생한 살인 혐의까지 적용했다.

아크말은 강도 범행은 사실이나 살인 사건에 대해선 "경찰 강압에 의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한다.

박 변호사는 "당시 자백하면 불법체류자인 누나와 매형은 추방하지 않겠다는 회유도 했고, 여러 차례 때리면서 협박했기에 피고인은 어쩔 수 없이 허위 자백을 했다"면서 "살인은 하지 않았으니 이 부분은 무죄로 재심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강도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피고인은 당시 사형을 구형받았지만 구형된 형량이 자신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인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다음 심문기일은 내년 2월 12일 예정이다.



김철웅([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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