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전차가 유럽에 이어 남미까지 진출한다. 대통령실은 현대로템이 페루 육군에 K2 전차 등을 수출하는 내용의 총괄합의서(Framework Agreement)를 페루 정부와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총괄합의서 서명식은 9일(현지시간) 페루 현지에서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 주관으로 열렸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총괄합의서에 따르면, 현대로템이 페루에 수출할 지상 장비는 K2 흑표 전차 54대와 K808 백호 차륜형 장갑차 141대다. 이 중 일부는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되고, 일부는 현대로템과 페루 국영 방산기업 육군조병창(FAME SAC)이 협업해 페루 현지에서 생산한다. 구체적인 현지 생산 대수는 내년 체결을 목표로 하는 이행계약 때 확정된다. 수출 규모는 약 20억 달러(2조 9370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월 페루 정부와 K2 전차 등의 수출을 위한 총괄 협약을 맺었다. 당시 총괄계약엔 2026~2028년엔 현대로템이 한국에서 생산한 K2 전차 등을 페루에 직수출하고, 2029~2040년엔 페루 현지에서 현대로템과 페루 방산기업이 공동 생산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괄협약이 협력 목표를 공유하는 수준이라면, 총괄합의서는 어느 정도 구속력이 담긴 계약”이라며 “내년 이행계약까지 완료되면 구체적인 수출 액수 등이 최종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행계약까지 성공적으로 체결되면 K2 전차가 유럽을 넘어 중남미 지역에 최초 진출하는 사례”라고 전했다. 지난해 5월 페루 육군조병창이 발주한 K808 장갑차 공급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로템이 선정돼 장갑차는 남미 시장에 진출했지만, 전차 진출은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페루와의 지상 장비 총괄합의서 체결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양국의 국방·방산협력을 획기적으로 격상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페루가 전력 보강과 함께 자국의 산업 발전을 위해 K-방산을 선택한 만큼, 양국이 상생할 수 있는 방산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