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는 도수가 높은 만큼 첫 모금에서 자극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잔을 들었다고 바로 삼키기보다는 입안 전체가 적실 만큼 머금고 잠시 기다리는 것이 좋다. 침이 자연스럽게 나오면서 알코올이 부드럽게 희석되고, 체온과 만나 온도가 오르면 숨겨져 있던 향들이 차분히 열린다. 이때 위스키를 입안에서 천천히 굴리면 혀의 앞·옆·뒤쪽을 지나며 서로 다른 풍미가 단계적으로 이어진다. 삼킨 뒤에는 코로 천천히 숨을 내쉬며 여운을 확인한다. 이 순간 올라오는 향이 위스키의 피니시로, 벌꿀이나 익은 과일, 바닐라, 스모크 같은 한층 깊은 향이 드러난다. 잔은 과하게 돌릴 필요는 없고, 가볍게 흔들어 알코올의 날카로운 향만 살짝 날려주면 향이 더 또렷하게 열린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넣을 필요는 없으며, 양보다 시간을 들여 천천히 피어오르는 향과 변화를 즐겨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