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광주 일대에서 사용된 5만원권 위조지폐를 제작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천경찰서는 10일 통화위조, 위조통화행사 등 혐의로 A씨를 수원지검 여주지청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5만원권 위폐 20장을 잉크젯 컬러 프린터로 출력한 뒤 지인인 B씨(20대·구속) 등 3명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A씨는 B씨 등에게 위폐를 건넨 사실을 부인했으나 관련자 진술 및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범행 정황이 파악되면서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뚜렷한 직업 없이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평소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정보를 주고받던 B씨로부터 “위폐를 만들어 쓰고, 거스름돈을 받으면 돈이 되겠다”는 제안을 받아 이에 응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가 만들어 B씨 등에게 건넨 위폐는 지난달 13일 오전 이천·광주 일대 편의점 10곳과 식당 1곳 등 총 11곳에서 12장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당일 신고를 받아 B씨 등을 11시간 만에 검거했다. 검거 당시 이들이 소지한 위폐 4장 및 피해 점포에서 사용된 9장 등 총 13장의 위폐가 압수됐다.
경찰은 A씨 범행에 도움을 준 C씨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C씨가 A씨에게 컬러 프린터를 제공하고, 5만원권 이미지 파일의 일련번호를 위·변조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진 조직적으로 위폐를 만들거나 추가 윗선이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심야에 현금 거래가 이뤄지는 점포 소상공인들에게 각별한 유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위조지폐의 경우 실형이 선고되는 범죄다. 수원고법 형사3부(부장 김종기)는 지난달 20일 통화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D씨(20대)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D씨는 5만원권 이미지 파일을 한지 재질 종이에 컬러 프린터로 인쇄해 위폐 총 400장을 제작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통화위조죄는 통화에 대한 공공의 신용과 거래 안전을 위해 유통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통된 위폐는 총 48장으로 집계됐다. 전년 상반기 대비 동일한 수치이나 5만원 고액권 위폐가 8장에서 11장으로 증가해 액면 금액이 68만5000원에서 78만7000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