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금값 걱정 덜었다”… LG이노텍, 세계 첫 도금없는 친환경 IC 기판 개발

중앙일보

2025.12.09 19:5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LG이노텍이 성능은 높이면서도 탄소배출을 기존 대비 절반으로 줄인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LG이노텍 직원이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LG이노텍
LG이노텍이 차세대 ‘스마트 IC(집적회로) 기판’ 개발에 성공했다. 스마트 IC 기판은 신용카드나 전자여권, 유심(USIM) 등에 있는 금속 격자 부분으로, 개인의 보안 정보를 담은 IC칩을 장착할 때 쓰이는 필수 부품이다.

10일 LG이노텍은 귀금속 도금 없이도 고성능을 구현하는 스마트 IC 기판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IC 기판은 도금 공정이 필요 없는 신소재를 적용해 ‘친환경 스마트카드’ 시장 공략에 힘을 받을 전망이다.

기존에는 기판 표면의 부식을 방지하고 전기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팔라듐(Palladium)과 금(Au) 등 귀금속을 도금하는 공정이 필수였다. 하지만 두 금속은 채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가격도 높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LG이노텍은 도금 공정을 없애 탄소 배출을 약 50% 줄이면서도 내구성을 약 3배 강화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LG이노텍은 관련 국내 특허 20여건을 확보하고 미국·유럽·중국 등에도 특허 등록을 추진 중이다.

LG이노텍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 사진 LG이노텍
LG이노텍은 신기술을 앞세워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히 유럽은 환경 규제가 강화하는 흐름인 만큼 친환경 스마트 IC 기판 수요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달 프랑스의 주요 스마트카드 제조 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고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현재 스마트카드 업계에서는 접촉과 비접촉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듀얼 카드’ 도입이 확대하면서 기존 카드의 교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아프리카와 인도 등 신흥 시장의 신용카드 발급도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모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카드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03억 달러(약 30조원)에서 2030년 약 306억 달러(약 45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기판 사업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도 바뀌고 있다. LG이노텍은 매출의 약 80% 이상이 광학솔루션에 집중돼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이에 전장부품과 기판소재 사업 확대가 핵심 과제로 꼽히고 있다.

기판 사업을 맡은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올해 북미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고객에게 PC용 반도체 기판(FC-BGA)을 납품하고, 차세대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 기술 ‘코퍼 포스트(Cu-Post)’ 양산도 성공해 3분기 영업이익 8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65% 증가한 수치다.

조지태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은 고객사의 친환경 요구와 기술 경쟁력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한 제품을 선보이며, 고객의 비전을 함께 실현하는 파트너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람([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