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안세영(23, 한국)이 또 하나의 '기준점'이 됐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월드투어 파이널을 앞두고 "안세영 독주만은 아닐 것"이라며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헤드라인에 올려놓자, 이번엔 중국에서 "안세영의 상금은 실력과 위상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결국 흐름은 같다. 안세영의 존재 자체가 종목의 질서를 흔들고 있고, 그 압도적인 시즌이 다른 나라를 긴장시키고 있다는 점.
BWF는 오는 17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2025 월드투어 파이널을 앞두고 여자단식 전망을 내놓으면서 헤드라인 사진으로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아닌, 세계선수권 우승자 야마구치를 올렸다.
BWF는 "안세영이 모모타 겐토(2019년)와 단식 최다 타이틀(11회)에 도전한다.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지만, 우승이 이미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야마구치를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지목했다.
안세영은 올해 11번째 대회 우승이 가능하며, 이미 슈퍼 1000·750 주요 대회를 석권했다. 반면 야마구치는 세계선수권 우승 외에는 슈퍼 1000·750에서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그럼에도 BWF는 "결승에서 안세영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긴 선수"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안세영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견제 서사'가 필요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앞서 6일 "안세영은 단일 시즌 10회 우승이라는 전례 없는 시즌을 보냈는데, 상금은 겨우 11억 원 수준"이라며 배드민턴 상금 체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테니스 세계랭킹 2위 야닉 시너가 한 해 281억 원을 벌어들인 사례를 비교하며 "안세영의 퍼포먼스를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팬들조차 "안세영 때문에 절망했지만, 이 선수는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전했다. 이는 곧 '안세영의 시대'를 중국조차 부정할 수 없다는 방증이다.
안세영은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우승할 경우 상금 24만 달러(약 3.5억 원)를 추가해 남녀 통틀어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 돌파 최초의 선수가 된다. 하지만 중국은 "그조차 부족하다"라고 평가했다.
BWF는 야마구치를 헤드라인에 세웠고, 중국 언론은 상금 체계를 비판하면서도 안세영의 위상은 인정했다. 두 흐름은 서로 다른 지점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한 곳으로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