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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인요한, 의원직 전격 사퇴…“흑백 진영논리, 국가발전 장애물”

중앙일보

2025.12.09 22:50 2025.12.1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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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례대표인 인요한 의원이 10일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지 1년 6개월만이다.

인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 기관이자 국민의 봉사자로서 제 거취에 대해 숙고 끝에 내린 결단을 말씀드린다”며 “지난 1년 반 동안 의정 활동을 마무리하고 국회의원직을 떠나 본업에 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마치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이어 인 의원은 “오직 진영 논리만을 따라가는 정치 행보가 국민을 힘들게 하고 국가 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흑백 논리와 진영 논리는 벗어나야 국민 통합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계엄 이후 1년간 이어지고 있는 불행한 일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극복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본업에 복귀하겠다. 희생 없이는 변화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인 의원은 발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을 받지 않고 곧장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를 표명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인 의원은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 앞서 장동혁 대표 등과 면담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장 대표 등 지도부는 인 의원의 사퇴를 만류했지만, 인 의원의 사퇴 결심을 막을 수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인 의원의 사퇴 기자회견장에 나와 “인 의원이 사퇴 의사를 지도부에 알린 건 어제 오늘이다”고 했고, 한 지도부 인사는 “인 의원이 장 대표와 면담에서도 많이 힘들어했다”고 했다.

인 의원의 사퇴를 예상하지 못한 동료 의원들도 당혹스러운 건 마찬가지였다. 국민의힘 한 비례대표 의원은 “너무 갑작스럽다. 국회 상황이 답답하다는 인 의원의 심정만큼은 공감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최근 당 상황에 목소리를 내지 않던 인 의원이 갑자기 사퇴한 것이 의아하다”(초선 의원)는 반응도 나온다. 인 의원과 같은 외교통일위원회에 소속된 한 의원은 “본인의 의사로서 전문성을 발휘할 기회를 찾지 못해온 데 대한 아쉬움도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 의원실의 한 보좌진에 따르면, 그는 평소에도 ‘양극화된 정치상황’에 대한 고민을 자주 토로했다고 한다. 인 의원은 전날 본인의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할 이소희 변호사에게 전화해 “진영 논리에 지쳤다. 사퇴를 할 테니 이후 상황에 대비해 준비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인 의원의 고뇌 어린 결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 출신인 인 의원은 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전남 순천에서 성장했고,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다. 1992년 ‘한국형 구급차’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2012년 특별귀화자 1호가 됐다. 2023년 10월 23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재임 시절 당 혁신위원장으로 위촉돼 윤석열 정부 당시 집권 여당의 내부 혁신을 이끌다 42일 만에 물러났다. 혁신위원장으로서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적도 있지만,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8번 순번을 받아 당선됐다.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인 의원이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비례대표 다음 순번인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인 이소희 변호사가 의원직을 승계하게 된다. 뉴스1
인 의원의 의원직은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다음 순번(19번)인 이소희 변호사에게 승계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 때 비례 18번인 박준태 의원까지 당선됐다. 이 변호사는 세종시 의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 변호사는 2023년 ‘인요한 혁신위’에서 활동한 바 있다.



양수민.박준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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