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3천799위안(약 79만원)"
중국의 대표 기술 기업 알리바바가 지난달 말 중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스마트 안경 '쿼크 AI' 표준형(S1)의 기본 가격이다.
알리바바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인 '큐원'과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특히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미국 메타플랫폼(메타)의 최신 스마트 안경보다 저렴한 가격이 눈길을 끌었다. 쿼크 AI의 저가 모델인 G1은 1천899위안(약 40만원)부터 시작한다.
앞서 메타는 지난 9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첫 스마트 안경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를 공개했으며 가격은 799달러(약 118만원)부터 시작한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메타가 주도해온 스마트 안경 분야에서 경쟁 제품을 만드는 중국 업체는 70곳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인모(Inmo)와 로키드(Rokid) 등의 중국 업체가 만든 제품은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CNBC는 "중국의 AI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이미 호황"이라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하드웨어 분야 역량으로 미국과의 첨단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AI 스타트업 '01.AI'의 리카이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강점이 "제조업 국가라는 근본적 뿌리에서 나온다"고 CNBC에 말했다.
그는 "현재 경쟁은 소프트웨어와 (AI) 모델, 에이전트, 애플리케이션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경쟁의 무대가 "조만간 디바이스(기기)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업체들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기기로 꼽히는 스마트 안경 외에 다양한 AI 기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알리바바의 업무용 메신저 플랫폼 '딩톡'은 대형 회의실 등에서 최대 8m 떨어진 곳의 발표 내용 등을 녹음해 요약, 분석하는 신용카드 크기의 AI 기기를 올해 출시했다.
중국의 한 교육 분야 스타트업은 영어가 서툰 부모를 겨냥해 자녀의 영어 교육을 돕는 AI 기반 번역 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컨설팅업체 그린케른(Greenkern)의 테크 컨설턴트인 톰 판 딜렌은 중국 밖에서는 여전히 AI 기기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AI 기기가 넘쳐난다고 했다.
다만 하드웨어 분야의 우위가 AI 경쟁에서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정보 보호 우려 등이 중국의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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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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