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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게 없다" "선배님은 뭘 배웠는데"…법사위서 '필버 2차전'

중앙일보

2025.12.10 01:11 2025.12.10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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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12·3 계엄 해제 표결 방해 등을 소재로 난타전을 이어갔다. 전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한 것의 여진 성격이다.

이날 공방은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을 정조준하면서 불붙었다. 최 의원은 ‘12월 4일 계엄 해제 표결 전 신 의원이 본회의장에 있던 한 전 대표에게 우리 당이 하나의 행동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보도한 본지 기사를 거론하며 “법사위가 명확하게 진실을 규명해 내란에 구체적인 공동범으로 개입된 분들은 상임위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이 한 전 대표에게 본회의장 이탈을 권유한 게 아니냐는 취지였다.

신 의원은 “뭐가 잘못이냐”고 맞받았다. 그는 “저는 본회의장 밖으로 나가라는 등의 얘기를 일체 한 바가 없다”며 “추 원내대표와 협의를 잘해서 당이 한목소리로 움직이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같은 당 김재섭 의원도 “저는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한 의원이고 본회의장에서 신 의원도 직접 봤지만, 계엄 해제 표결을 할 때 신 의원이나 추 전 원내대표의 방해는 없었다”고 거들었다.

이 과정에서 고성과 막말이 오가기도 했다. 신 의원은 최 의원을 향해 “기사 읽으려면 똑바로 읽으라”며 “조용 좀 하라고”를 여섯번 반복했다. 신 의원이 언성을 높이자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소리 지르는 것 외엔 할 줄 아는 게 없다. 배운 게 없다”고 지원 사격했고, 국민의힘에서는 박 의원의 검찰 후배였던 곽규택 의원이 “선배님은 뭘 배웠는데, 체통을 지키시라”고 대들었다. 박 의원은 사법연수원 21기, 곽 의원은 연수원 25기다.

추미애 위원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날 법사위원들은 전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본회의장 ‘마이크 소동’을 두고도 언쟁을 이어갔다.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 “룰을 지키지 않는 이상한 의원이 있다”며 “무선 마이크를 가져오고 애들 장난이냐”고 지적했다. 전날 본회의 중 우원식 국회의장이 “의제에서 벗어난 발언”이라며 나 의원 마이크를 끄자, 곽규택 의원이 나 의원 옷깃에 무선 마이크를 달아준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자 나 의원은 김 의원 대신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화살을 겨눴다. “필리버스터는 의제와 관계없이 어떠한 토론도 했던 것이 그동안의 관행이다. 추미애 위원장께서는 2024년 EBS법 필리버스터에서는 노래를 부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의장에 추 위원장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틀었다. 추 위원장은 “본 위원의 적극적인 국회 발언을 상기시켜 줘 감사하다”고 냉소했다.


여야는 공방이 시들해지자 민생법안 60여건에 대한 법안 심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심사법안 소관 기관장으로 회의에 출석한 홍소영 병무청장을 향해 “여성으로서 최초의 병무청장이된 것을 축하한다”며 “홍 청장이 오심으로써 여성 징병제 하려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홍 청장은 “아직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군도 여성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조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홍 청장은 박 의원이 여성 징병제 도입 필요성을 재차 묻자 “사회적으로 (필요성이) 일부 대두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도 했다.

이날 법사위에서는 여야 합의를 거친 반도체 특별법안이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 없이 법사위 문턱을 넘었다. 여야가 심의 과정에서 예외 조항을 일부 논의했지만 합의 진전에 실패했다. 법사위는 지난 8일 법안심사 소위에서 처리한 ‘하급심 판결문 열람·복사 확대법’(형소법 개정안)과, 친족상도례를 개편하는 형법 개정안 등도 심사한다.



김나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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