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 측 금품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인사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이렇게는 못 덮는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통일교 의혹과 관련해 “불면 죽인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을 재차 제기하며, 통일교 측이 압박을 느껴 침묵했다는 주장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두 번씩이나 공개적으로 ‘불면 죽인다’고 하니 제가 어제 예상했던 대로 통일교 측이 겁먹고 예고했던 명단 공개를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렇게 못 덮는다. 통일교 ‘복돈’을 받아먹은 썩은 정치인들에 대해 국민이 크게 분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민주당 정치인 실명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관련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한 전 대표는 전날 SBS 방송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권력의 압박으로 윤 전 본부장이 폭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그는 방송에서 “당연히 협박이라고 본다”며 “대통령이 ‘죽인다’고 했으니 타협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내일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또 다른 글에서 김건희 특검팀을 향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통일교 게이트를 말아먹은 민중기 특검은 수사 주체가 아니라 수사받아야 할 대상”이라며 “통일교에서 돈과 명품 시계를 받았다는 민주당 정치인들에 대해 통화내역 조회조차 안 했고, 소환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 4일 한 전 대표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출석을 요구했지만, 한 전 대표는 지정된 조사 시간까지 출석하지 않았다.
한 전 대표는 “대통령의 ‘입틀막’ 시도가 통할 수 없다”며 “통일교 금품 의혹은 결코 덮일 사안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