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수상자인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불참한 채 진행됐다.
마차도는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시상식에 제때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의 딸 아나 코리나 소사 마차도가 대신 상을 받았다. 마차도는 딸을 통해 “민주주의를 원한다면 자유를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이 상은 민주주의가 평화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세계에 다시금 일깨워준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그는 “우리가 자유를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는 한 자유는 매일 쟁취될 것”이라며 “자유를 선택하는 국민은 자기 자신만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류 전체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상식은 놓쳤지만 뒤늦게나마 마차도의 노르웨이 행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마차도는 시상식 직전 공개된 노벨위원회 측과의 통화에서 “지금 오슬로로 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오슬로에 갈 수 있도록 목숨을 건 너무나 많은 사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노벨위원회 측에 따르면 마차도는 늦어도 11일에는 오슬로에 도착할 예정이다.
마차도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 정권에 대항해 민주화 운동을 벌여왔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단일 후보로 선출됐지만, 마두로 정권이 그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대선은 결국 마두로 정권의 승리로 발표됐다.
마차도는 마두로 정권에 의해 2014년부터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이 때문에 그가 올해 시상식에 직접 참석할지 여부가 주목됐다. 마차도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1월 9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마차도가 오슬로에서 공개 행보를 마치고 다시 베네수엘라로 향할 경우 마두로 정권이 그의 귀국을 허락할지도 관심사다. 마차도의 딸은 시상식에서 “엄마는 자유로운 베네수엘라에서 살길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지난 10월 10일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주의 권리를 촉진하기 위해 지치지 않고 노력했으며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정의롭고 평화로운 전환을 이루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며 마차도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