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덕터블 올려서 부담 줄이자” 소유주들 ‘주택보험 고육지책’ 지난 2년간 공제액 40% 증가 “즉시 낼 여유 있는지 판단해야”
주택 소유주들이 디덕터블을 최대한 높여서라도 보험료 부담을 줄이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드론으로 촬영한 LA 퍼시픽 팰리세이즈 산불 피해 지역의 한 주택 공사 현장. [로이터]
전국에서 주택보험료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 부담을 덜기 위해 더 위험한 선택을 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비교사이트 인슈어리파이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주택 보험의 평균 디덕터블(본인부담금)은 지난 2년간 약 40% 증가했다.
이는 지난 수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다양한 자연재해로 보험료가 급등하면서, 주택소유주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더 높은 디덕터블 수용하고 보험료를 낮춘 결과로 풀이된다.
마케팅 정보업체 JD파워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보험료가 인상됐다고 답한 주택 소유주는 전체의 47%로, 지난 1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인상 경험 비율이다.
인슈어리파이의 맷 브래넌 데이터 저널리스트는 “최근 몇 년간 보험료 급등이 디덕터블 상승이라는 숨은 파급효과를 낳았다”며 “이는 더 많은 가계가 더 큰 위험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보험정보연구소(III)에 따르면 디덕터블을 500달러에서 1000달러로 올릴 경우 지역과 보험사, 주택 가치 등에 따라 보험료가 10~25%까지 낮아질 수 있다. 주택 소유주들은 일반적으로 500~2000달러 사이에서 디덕터블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흔한 디덕터블 금액은 약 1000달러 수준이다.
보험업체 옵티멈 솔루션의 에리카 토르토리치 대표는 “이런 흐름이 2026년에도 전국적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보험사들이 손해율이 높은 주나 고위험 지역에서는 낮은 디덕터블 옵션 자체를 줄이고 있어 주택소유주들의 선택지가 제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높은 디덕터블은 보험사들이 철수하거나 신규 가입을 제한하는 지역에서는 보험을 유지하는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 되기도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높은 디덕터블이 보험사의 위험을 줄이고 가입자에게는 일정 수준의 보험료 절감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실제 손실이 발생했을 때 가입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서니 로페즈 보험 전문 변호사는 “보험사가 위험 관리를 위해 높은 디덕터블 조건으로만 신규 계약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는 없던 보험을 얻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특히 가주 등 재난 위험이 큰 지역에서는 보험사의 협상력만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높은 디덕터블이 적합한지 결정하기 위해 몇 가지 핵심 요소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먼저 예산과 비상 자금을 고려해야 하며, 손실 발생 시 디덕터블을 즉시 낼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