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에서 상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문지석 검사가 11일 해당 의혹을 수사 중인 안권섭 특별검사팀에 출석하며“조금이라도 거짓말을 하거나 잘못이 있는 공직자는 엄정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센트로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문 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지난 6일 상설특검이 공식 출범된 이후 닷새 만에 첫 대면조사다.
문 검사는 이날 오전 9시 53분쯤 특검 사무실에 들어서며 “있는 그대로 사실을 성실히 말씀드릴 것”이라며 “상설특검에서 모든 진실이 규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검사는 이어 '오늘 조사에서 어떤 내용들 주로 설명할 계획인가'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제가 제출한 진정서, 사건 경과, 모든 자료를 이제야 제출하게 됐다” 면서 “5월 8일 대검에서 조사받고 추가로 부른다고 했는데 부르지도 않았고, 오늘 처음으로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검팀은 문 검사를 상대로 국정감사에서 주장한 수사 외압 의혹의 사실관계와 폭로 경위, 수사 과정에서 윗선에서 내린 구체적인 지시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 관련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지난 4월 무혐의·불기소 처분한 바 있다.
사건을 맡은 문 검사는 지난 10월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당시 상급자였던 엄희준 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과 김동희 차장검사(현 부산고검 검사)가 쿠팡에 무혐의 처분을 하라며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엄 검사가 지난 2월 부임한 주임 검사를 따로 불러 쿠팡 사건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줬다고도 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라 핵심 압수수색 결과가 누락된 상태로 대검에 보고되면서 사건이 최종 불기소 처분됐다는 것이다.
문 검사는 지난 10월 23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해 “올해 3월 7일 엄 지청장이 9분여간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대검찰청에 감찰 지시를 하고 사건을 재배당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엄 검사는 주임 검사의 의견을 무시한 채 강압적으로 무혐의 처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특검팀 출범 첫날 문 검사를 무고죄로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