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쿠팡 수사외압’ 눈물 흘렸던 문지석 검사, 상설특검 출석

중앙일보

2025.12.10 18:17 2025.12.10 20:3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에서 상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문지석 검사가 11일 서초동 안권섭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권섭 관봉권·쿠팡 상설특별검사팀이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눈물로 ‘쿠팡 불기소 외압’ 의혹을 제기했던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를 11일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문 검사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특검팀 조사실에 출석해 취재진에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성실하게 말하겠다”며 “상설특검팀이 모든 진실을 규명하기 바라고, 이 과정에 조금이라도 거짓말을 했거나 잘못이 있는 공직자는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성한 진정서, 사건 경과 자료를 이제야 제출하게 됐다”며 “지난 5월 8일 대검찰청 감찰 조사를 받고, 추가로 부른댔는데 부르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문 검사는 지난 6일 역대 두 번째 상설특검이 출범하게 된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다. 문 검사는 지난 10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눈물 흘리며 지난 4월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휘부가 쿠팡풀필먼트서비스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도록 압박했다고 증언했다.
문지석 검사가 지난 10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관련 발언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문 검사는 당시 상급자였던 엄희준 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이 지난 2월 부임한 주임 검사를 따로 불러 쿠팡 사건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줬고, 김동희 차장검사(현 부산고검 검사)는 친분이 있는 김앤장 소속 쿠팡 변호인에게 압수수색 정보를 흘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엄 검사는 의견 교환을 했을 뿐, 주임 검사에 무혐의 처분을 강요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 문제가 된 쿠팡 근로자들은 ‘상근성’이 없기 때문에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문 검사는 압수수색 결과 2023년 쿠팡의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들에 불리함에도 내용 공고·설명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 소지가 있고, 종전 규칙에 따르면 근로자들이 퇴직금 지급 요건을 충족한다고 반박한다.

문 검사는 또 쿠팡이 근로자들에 퇴직금을 미지급할 ‘고의’로 취업규칙을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2018년 외부 법률 자문을 받고 근로자들에 퇴직금 수령 자격이 있단 사실을 알게 되자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지난 10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에 고개 숙인 인물은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 뉴스1
특검팀은 문 검사를 상대로 의혹의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엄 검사 등에 대한 소환에 나설 전망이다. 특검팀이 쿠팡 불기소 외압 의혹과 관련해 관련자를 소환한 건 문 검사가 처음이다. 특검팀은 부천지청의 무혐의 처분 후 쿠팡 근로자들이 불복해 서울고검이 검토하던 항고 사건도 이첩받아 직접 수사한다.

특검팀은 서울남부지검의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출범 후 대검 감찰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 중이고 조만간 관련자 소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