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상징이었던 마르코 로이스(36, LA 갤럭시)가 또 한 번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선수가 아니라 새로운 역할이다. 클럽의 얼굴이자 대표자로 나서는 'BVB 앰배서더'로 변신해 도르트문트와의 깊은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도르트문트는 11일(한국시간) UEFA 챔피언스리그 보되/글림트전 킥오프 직전, 로이스가 공식적으로 클럽 앰배서더 역할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로이스는 다양한 행사와 공식 석상에서 BVB를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독일 '키커'에 따르면 클럽은 "레전드의 복귀"라고 표현했고, 로이스는 "도르트문트는 내 인생 그 자체다"라며 감회를 숨기지 않았다.
로이스의 도르트문트 서사는 길고도 뚜렷하다. 도르트문트 출생, 구단 유스 출신. 이후 로트바이스 알렌,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거쳐 2012년 고향 팀으로 돌아왔고 2024년 떠나기까지 12년 동안 구단의 상징으로 자리했다.
분데스리가 294경기 120골 95도움. 다섯 시즌 동안 주장 완장을 찼고, 2013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으며 2017, 2021년 DFB-포칼 우승 트로피도 들었다.
마치 10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찾은 손흥민처럼 ,이날 로이스는 도르트문트 홈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즌(DAZN)' 해설위원으로 초청받아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지켜봤다. 현지에서는 "앞으로는 주말마다 볼 수 있는 얼굴이 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로이스는 미국 메이저 리그 사커(MLS) LA 갤럭시에서 뛰고 있다. 2024년 여름 이적 후 첫 시즌 만에 우승을 경험했고, 2026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다. 독일 A매치 48경기를 뛴 베테랑이지만, 그는 여전히 은퇴를 서두르지 않는다. LA 갤럭시와의 계약이 끝난 뒤에도 "계속 뛸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현역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고향 클럽의 앰배서더까지 겸한 로이스. 그의 복귀는 단순한 상징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도르트문트의 DNA를 가진 살아있는 레전드가 다시금 클럽의 중심에 섰다. 구단과 로이스의 '동행 2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구단은 이날 "12일(현지시간)까지 구단 온라인샵에서 2025-2026시즌 홈저지를 주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11번-로이스 마킹'을 무료로 제공한다"라고 알렸다.
한편 도르트문트는 로이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2025-202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6차전 경기에서 보되/글림트와 2-2로 비겼다.
승리했다면 다른 팀 경기 결과에 따라 3위까지 바라볼 수 있었지만 무승부로 승점 1점만 추가했고, 아직 첫 승이 없는 보되/글림트는 어려운 원정에서 값진 승점을 챙겼다.
도르트문트는 3-4-2-1 전형으로 나서며 초반 주도권을 잡았고, 전반 18분 브란트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하지만 전반 막판 알레사미에게 동점 헤더를 허용하며 1-1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브란트가 또 한 번 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수비 불안이 다시 발목을 잡았다. 후반 30분 혼전 상황에서 하우게에게 실점하며 스코어는 다시 2-2가 됐다.
도르트문트는 기라시·아데예미 등을 투입해 총공세에 나섰지만, 결정적인 마무리가 부족했고 경기 종료 직전엔 백패스 실수로 자책골 위기까지 겪었다. xG에서도 도르트문트가 2.89로 상대(1.38)를 크게 앞섰지만, 두 번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수비 집중력 부족이 뼈아팠다.
보되/글림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첫 승 없이 이어진 리그 페이즈에서 의미 있는 승점을 가져갔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순위를 끌어올릴 기회를 놓치며 남은 두 경기에서 부담을 안게 됐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