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년 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민간인을 살해하고 납치한 것이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비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11일(현지시간) 펴낸 173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은 2023년 10월 7일 시작한 이스라엘 남부 공격으로 국제인도법을 위반하는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질 억류와 학대, 시신 인계 유보 등 범죄가 계속 이어졌다"며 "하마스와 그 군사조직 알카삼여단에 주요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민간인을 표적으로: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 자행한 살인, 인질극 및 기타 인권 침해 행위'라는 제목이 붙은 이번 보고서는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불법행위만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국제앰네스티는 하마스가 기습 당일 이스라엘에서 251명을 살해한 것을 두고 "인류에 대한 범죄인 '절멸'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절멸이란 주민 일부를 말살하려는 의도로 저지르는 행위를 가리킨다.
국제앰네스티는 "하마스 지도자들은 전투원들이 군사적 목표물만 공격했다고 주장하지만, 사망자의 압도적 다수는 민간인이었다"고 짚었다.
또 "팔레스타인 공격자들이 2023년 10월 7일 당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증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성폭력의 범위나 규모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며 "하마스 등이 성폭력 행위를 저지르라고 명령했는지에 대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가자지구에 남은 마지막 인질 사망자인 란 그빌리의 시신이 발견되는 즉시 이스라엘로 송환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국제앰네스티는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냈다.
작년 12월에는 '당신은 스스로를 인간 이하의 존재로 느낀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에 저지른 집단학살'이라는 제목의 296쪽 분량 보고서에서 인프라 파괴, 식량과 의약품 지원의 봉쇄 등 집단학살(genocide)이 자행됐다고 규정했다.
당시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같은 내용이 "거짓말에 근거한 조작된 보고서"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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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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