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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이 운동’ 하나만 했다…105세 김형석 장수의 비결

중앙일보

2025.12.11 12:00 2025.12.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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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백세시대, 이제는 천천히 건강하게 늙는 사람이 성공한 자입니다. 일찍 병들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요.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2030대 사이에서도 저속노화 열풍인 이유입니다. 공복을 유지해야 한다,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 넘치는 정보 속에서 무엇을 따라야 할지 모르겠다고요?100세 인생을 살고 있는 근사한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 그 비법을 전수받았습니다.
또 인간과 삶에 대한 놀라운 통찰도 들어봤습니다.

더중앙플러스 시리즈 ‘ 백성호의 궁궁통통2(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57)’와 ‘헬스+100세의 행복(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92)’를 소개합니다.

김형석 교수는 "우리에게 건강이 왜 필요한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먼저 던졌다. 김성룡 기자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를 만나서 물은 적이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뭔가요?”
김 교수는 올해 106세입니다. 강연과 집필 활동도 왕성합니다.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좋다는 뜻입니다.
김 교수는 철학자 칸트와 슈바이처 박사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칸트는 300년 전 인물입니다. 그 당시 80세를 살았으니 아주 장수한 겁니다. 칸트는 체격도 왜소하고 건강은 열등생이었다고 합니다. 매일 하는 산책 외에 다른 운동을 했다는 기록도 없습니다. 칸트의 건강을 지탱한 핵심이 뭘까요. 저는 그게 학문과 일에 대한 열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도 90세까지 살았습니다.

“슈바이처 박사도 아흔 살이 되도록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습니다. 슈바이처 박사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아프리카에서 60년간 아픈 이들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누구보다 행복했다는 고백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들 건강을 염려하고, 건강을 챙기고,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김형석 교수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본질적 물음을 던졌습니다.

“건강은 무엇을 위해서 필요합니까?”

사람들은 건강하기를 염원하지만, 정작 왜 건강이 필요한지 정색하고 물은 적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건강이 왜 필요합니까. 건강은 일을 위해서 필요합니다. 100년 넘게 살아 보니 알겠더군요. 일하는 사람이 건강하고, 노는 사람이 건강하지 못합니다.”

물론 직장에 다니는 것만 일이 아닙니다.
김형석 교수는 책을 읽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사색하는 것도 모두 일이라고 했습니다.

김형석 교수는 100세가 될 때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지방 강연이 있을 때도 혼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강연장을 다녔습니다.
그러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떡하시나, 주위에서 걱정도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잦은 강연에 책도 많이 집필하고, 이런저런 매체에 칼럼도 기고하고, 100세 연세에 너무 무리하시지 않나 생각도 들잖아요.
여기에는 교수님 나름의 해결법이 있더군요.

다름 아닌 ‘90%만 일하기’입니다.
“강연 준비를 하거나, 칼럼을 쓰거나, 책을 집필할 때도 100을 다 쓰지는 않습니다. 항상 90까지만 씁니다. 그러다 보니 바쁜 일정에도 무리하지 않게 됩니다.”
에너지를 100을 다 써버리면 방전이 되지만, 90까지만 쓰면 충전과 회복도 빠르다고 덧붙였습니다.
항상 여분의 에너지가 몸과 마음속에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아, 하나 더 있어요.
비행기나 버스, 열차를 탈 때는 가능한 한 잠깐씩 잠을 잔다고 했습니다.
그럼 쌓인 피로도 포맷되고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고 하더군요.
방전되기 전에 일을 멈추기.
그건 오래, 그리고 더 멀리 가기 위한 이치였습니다.

김형석 교수의 냉장고 안 반찬들. 정세희 기자
이야기를 듣다 보니 김형석 교수의 식사법이 궁금해졌습니다. 하루 세끼를 어떻게 드시는지 말입니다.
무언가 남다른 비법이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제 주위를 돌아보면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오래 사는 게 아니었어요.”
100세 인생을 살아본 그가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을 해줬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100세 인생을 사는 어른들을 직접 만나 ‘저속노화의 비밀’을 듣는 더중앙플러스 시리즈 ‘100세의 행복’에서도 김형석 교수의 냉장고를 털어봤습니다.

그의 식사를 10여 년간 챙기고 있다는 가사도우미에게 평소 김 교수가 어떻게 식사하는지 물었습니다.

“별거 없는데….” 민망한 듯 열어 보인 냉장고엔 양파·파·당근 등 가지런히 썬 야채가 제일 먼저 보였습니다. 그 옆에는 시금치·깻잎무침·훈제오리 등 반찬이 잘 정돈돼 있었습니다.

다소 평범해 보였던 냉장실엔 의외의 애착 반찬이 발견됐습니다. “이걸 365일 매 끼니 때마다 드세요. 마지막에 밥을 꼭 여기에 말아 드신다니까요.”

다소 의외의 루틴도 있습니다. “저녁은 최대한 늦게 7시반 이후에 먹는다”는데요.
저녁은 일찍 먹을수록 좋다는 통념과 달리 왜 이런 습관을 유지할까요.


※105세 김형석 교수가 직접 경험한 장수의 비법, 아래 링크에서 더 보실 수 있습니다.



50년간 ‘이 운동’ 하나만 했다…105세 김형석 장수의 비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5643

매일 이것에 밥 말아먹는다…105세 김형석의 ‘최애 반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7405



백성호.정세희.김서원.서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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