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파업 직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전격 타결했다. 파업 예고로 우려됐던 대규모 지하철 운행 차질 우려도 일단락됐다.
공사와 민주노총 소속 제1노조는 12일 오전 6시께 임단협 합의서에 서명했다. 전날 오후 1시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시작된 막판 본교섭은 40분 만에 정회됐고, 이후 밤새 이어진 실무 교섭도 접점을 찾지 못해 1노조는 이날 오전 3시 30분 교섭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노조는 “오전 5시 30분 첫차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으나, 사측이 새 합의안을 제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양측은 오전 5시 35분께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고, 30분 남짓한 추가 협의 끝에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1노조는 즉각 파업 계획을 철회했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큰 쟁점이던 인력 충원 문제와 관련해 노사는 정년퇴직 인원 충원과 더불어 결원 인력 확대 채용을 포함한 820명 신규 채용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임금 인상은 공공기관 지침에 따라 3%대 수준을 회복하기로 합의했다.
김태균 1노조 위원장은 “임금삭감 문제해결, 통상임금 정상화 추진, 혈액암 집단발병 관련 작업환경 개선을 내년부터 시작한다는 합의도 이뤄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의 잘못된 구조조정 방침으로 수년째 노사 충돌과 극심한 진통을 겪어 아쉽다”며 “반복된 노사 갈등을 초래하는 인력감축 경영혁신계획을 중단하고, 안전운행 관리 중심의 경영 기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 과정에서 사측이 “첫차 운행 시간을 30분 앞당기는 조기 시행”과 유급휴가의 무급 전환을 요구하며 진통이 있었다는 설명도 나왔다. 1노조 관계자는 “휴가 개악은 사측이 철회했고, 첫차 시간 변경은 의견 불일치로 합의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1∼4호선과 5∼8호선 승무 분야 임금체계를 일원화하는 내용도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1노조에 이어 제2노조인 한국노총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도 이날 오전 6시 35분께 임단협을 타결했다.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 역시 곧 합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