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파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를 총격 살해한 혐의를 받는 타일러 로빈슨(22)이 처음으로 법정에 직접 출석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로빈슨은 이날 유타주 프로보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로빈슨은 그동안 구금 상태에서 화상이나 유선 방식으로 법원 절차에 참여해 왔으며 직접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빈슨은 연한 푸른색 셔츠에 슬랙스를 착용하고 줄무늬 넥타이를 맨 단정한 차림으로 법정에 입장했다. 손목과 발목에는 수갑과 구속 장치가 채워져 있었다. 이는 지난 10월 비공개 심리에서 토니 그라프 판사가 “평상복 착용은 허용하되 보안상 신체 구속 장치는 유지한다”는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법정에 들어선 로빈슨은 앞줄에 앉아 있던 가족을 향해 미소를 지었으며, 그의 어머니는 눈물을 훔쳤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이날 심리에서는 재판 과정의 언론 공개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로빈슨 측 변호인단과 유타 카운티 보안관실은 법정 내 카메라 촬영 금지를 요청했다. 반면 피해자 커크의 부인 에리카 커크는 촬영을 허용해야 한다며 공개 재판을 요구해 왔다. 판사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로빈슨은 지난해 9월 10일 유타밸리대학 캠퍼스에서 야외 토론회를 진행 중이던 커크를 총격해 살해하고, 다음 날인 11일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가중살인, 총기 발사 중범죄, 증인 회유, 사법 방해 등 중범죄로 기소된 상태다.
검찰은 방아쇠에서 발견된 DNA가 로빈슨의 DNA와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와 그가 연인 관계였던 룸메이트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자신이 커크를 살해했다고 언급한 점을 핵심 증거로 제시했다.
로빈슨이 범행 동기로 남긴 메시지에는 “난 그의 증오에 질렸다. 어떤 증오는 대화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문장이 포함돼 있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로빈슨의 어머니는 수사관에게 아들이 지난 1년간 정치적 성향이 더욱 뚜렷해졌으며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권리 옹호를 더 지향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수사 당국은 그의 연인이 성전환을 진행 중인 생물학적 남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