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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측근 굴비처럼 다 엮여”…野, 李겨냥 통일교 의혹 맹공

중앙일보

2025.12.1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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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민주당 게이트”로 규정하며 이재명 정부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본인이 임명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과 밀접하게 연루된 통일교 게이트가 점점 더 큰 몸체를 드러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현재 통일교가 지원한 인사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외에도 정동영 장관, 이종석 국정원장, 임종성 전 국회의원이 지목받고 있다”며 “전 전 장관은 게이트의 꼬리 혹은 전달자일 가능성이 크며 실질적인 몸통은 따로 있을 개연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1일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은 전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송 원내대표는 “통일교로부터 금전을 받은 사람은 누구든지간에 소속과 직책을 불문하고 예외없이 조사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은 두 국무위원은 물론이고 통일교 게이트에 연루된 측근 핵심 인사들도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공개적으로 지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보 게이트에 연관됐다는 의혹 하나로 아들을 구속 수사했다. 정치 지도자는 자신과 주변부터 추상처럼 엄정히 바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통일교 게이트의 수사방식으로는 “국회는 경찰 수사와 별도로 즉시 특검 도입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 야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해 온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을 향해서는 “지난 8월 확보한 진술을 수사에 착수하지도 않고 경찰에 이첩도 하지 않으면서 뭉개버린 건 매우 심각한 위법 행위”라며 “새 특검은 민중기 특검의 직무유기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마침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2차 특검 또는 종합 특검을 발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태”라며 “여기에 민중기 특검의 직무유기 부분을 민주당과 통일교의 유착 관계를 포함해 특검을 실시하면 매우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왼쪽 두번째)가 지난 7월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 제막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진영 야권은 이날 통일교 게이트의 종착지를 정부·여당으로 설정하며 화력을 집중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통일교 연루 의혹은 이재명 정부의 실세와 핵심 측근들까지 굴비 엮듯 줄줄이 거론되고 있다”며 “이쯤 되면 특정 인사의 일탈이 아니라 사실상 ‘민주당 게이트’”라고 몰아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2022년 대선 당시 민주당 측이 통일교를 통해 NBA 스타 스테픈 커리 섭외를 시도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며 “당시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여러 국내외 명사들과 면담을 가졌다. 이분들도 누군가가 비용을 대고 섭외된 건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이 대통령 연루 의혹까지 제기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의혹 제기를 “야당의 정치 공세”(박수현 수석대변인)라며 일축했다. 박 대변인은 “그 정도로 신경 쓸 만한 사안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특검 도입에 대해서도 “자꾸 판을 키우려고 하는데, 그럴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특검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나온 데 대해선 “경찰 특별수사팀이 이른 시일 내에 밝히고 결론을 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양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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