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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지구당 부활” 조국 “광장이 그걸 원했나”...2차 신경전

중앙일보

2025.12.1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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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ㆍ개혁진보 4당 정치개혁 연석회의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비롯한 4당 대표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만나 정치 개혁 문제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정 대표는 “민주당은 약속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고 했지만 조 대표는 “폭설에 응원봉을 들었던 국민들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원하는) 지구당 부활을 요구한 바는 없다”는 응수했다. 지난달 26일 조 대표가 취임 인사차 정 대표를 찾았을 때에 이어 또다시 긴장감 도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정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민주·개혁진보 4당 정치 개혁 연석회의’에 참석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등 정치 개혁 문제를 논의했다. 정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우리 5개 정당은 내란 종식과 권력기관 개혁을 비롯해 교섭단체 요건 완화, 결선투표제 도입 등 정치 개혁에 공조하기로 합의했다”며 약속 이행을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개혁 방식에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연석회의에는 정 대표를 비롯해 조국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개혁진보4당 정치개혁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정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 임현동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과 야4당은 지구당 부활, 교섭단체 요건 완화, 정개특위 구성 등을 놓고 평행선을 그려왔다. 민주당은 정치 개혁의 핵심으로 지구당 부활을 꼽는 반면, 야4당은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먼저 요구하고 있다. 야4당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정개특위 구성을 민주당 9명, 국민의힘 8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합의한 점에도 유감을 표해왔다.

이날도 정 대표는 “지역위원회 설치 등 첨예한 주제에 대해 민주당 의견을 충분히 피력하면서 국민의힘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 지역위원회가 사실상 불법이고 법의 미비 상태다. 그래서 지역위원회 합법화에 대한 논의가 이번에 적극 개진되면 좋겠다”며 지구당 부활을 강조했다.

또 정 대표는 “정치 개혁 과제는 국민의힘까지 포함해 여야 동수로 구성되는 정개특위에서 합의 처리해야 하는 일”이라며 정개특위에서 비교섭단체 몫을 늘리자는 야4당의 요구에 우회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정치 개혁 시기와 관련해선 “정치 개혁에 앞서 더 중요한 게 내란 청산이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등 내란 청산 작업과 2차 종합 특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개혁진보4당 정치개혁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에 조 대표는 “다신 어둠이 민주주의를 삼키지 못하도록 정치판을 새로 짜야한다. 내란종식의 마무리는 정치 개혁”이라며 선(先) 정치 개혁을 주장했다. 이어 “정개특위 안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 민주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합리적인 위원 배분을 기대한다”며 “지구당 부활 등 양대정당 관심사안 위주로 정개특위가 진행될 수 있단 걱정도 있다”고 했다.

40여분간 이어진 비공개 연석회의 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야4당의 요구를) 향후 구성할 정개특위에서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다만 민주당이 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공감했는지, 정개특위 구성에 대해 합의를 이뤘는지 묻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국회 본회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결을 위해 민주당과 혁신당 등 야4당간 공조가 중요해지며 “정 대표의 태도가 전에 비해 우호적으로 변했다”(혁신당 의원)는 반응도 있었지만, 정치 개혁 문제엔 여전히 이견이 큰 상황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구당 부활은 자금을 지역위원회에 보낼 수 있는 거대 양당에 유리해 소수당 입장에선 부담”이라고 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솔직히 우리 입장에서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할 유인이 없다”고 했다.




조수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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