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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새만금, 30년째 희망고문… 현실적으로 정리할 건 하자"

중앙일보

2025.12.12 02:33 2025.12.12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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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착공 34년째를 맞은 새만금 개발 사업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은 정리해야 한다”며 기존 계획의 대대적 조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만금개발청 업무보고에서 “30년 동안 전체 면적의 40%밖에 매립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20~30년을 애매모호하게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어느 부분을 정리하고, 어느 부분은 재정으로 반드시 해야 할지 확정해야 한다”며 “이렇게 다 될 것처럼 얘기하는 건 일종의 희망고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민자 유치를 전제로 한 기존 매립 계획이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자로 매립해 들어올 기업이 어디 있겠느냐”며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매립 비용을 직접 물으며 현황을 점검했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이 “2011년 계획 기준으로 7~8조원”이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지금 기준은 얼마냐”고 재차 질의했다. 조홍남 개발청 차장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기본계획은 민자 유치로 돼 있다”고 했다.

새만금개발청은 2050년까지 전체 용지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매립 완료 면적은 전체 37.6㎢ 중 15.1㎢(40.2%)에 그친다. 총 사업비 약 23조원 중 국비가 12조원, 민자는 10조원 규모지만, 지난해 민간사업자 공모가 두 차례 연속 유찰되는 등 추진은 더딘 상태다.

이 대통령은 “전북도민 기대치는 높은데, 현실적으로 재정만으로는 매우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한 사안도 있다”며 “그런 얘기를 하면 정치적으로 비난받을까 봐 다 가능한 것처럼 말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 계산이 안 나온다”고 비판했다.

김 청장은 “애초 도민들 기대 수준대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을 빨리 확정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가 투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표가 중요하니 어쩔 수 없는 측면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주권자들에게 헛된 희망을 주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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