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투표기기 하드 빼낸 부정선거론자에 '선언적 사면'
"공정선거 원하던 애국자"…州범죄엔 대통령 사면권한 없어 상징적 조치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의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임의로 투표 기계를 조작(操作)한 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자신의 지지자를 사면한다고 밝혔다.
다만 주(州)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번 사안의 경우 대통령의 사면 권한 범위 밖이어서 '상징적 사면' 선언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콜로라도주의 전직 서기로서 콜로라도 교도소에 수감 중인 티나 피터스를 사면한다고 밝혔다.
피터스는 부정선거 증거를 잡는다며 투표 기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복사해 빼냈다가 기소돼 징역 9년 형을 선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은 티나 피터스를 집요하게 겨냥해왔다. 티나는 정직한 선거를 요구한 '범죄'로 콜로라도 교도소에 수감돼있다"며 "그는 단지 우리 선거가 공정하고 정직했는지 확인하고자 했던 애국자"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생각하는 범죄는 단 하나, 자기들에게 투표하지 않는 것"이라며 "미국인과 그들의 세금을 보호하는 대신 민주당은 안전하고 공정한 선거를 원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찾아내 기소하는 길을 택했다"고 비난했다.
이번 사면 발표의 법적 효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은 주 범죄에 대해 사면 권한을 갖지 않는다"며 "피터스가 주 범죄로 수감돼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상징적 의미만 갖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재선을 막으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하며 올해 1월 백악관으로 돌아온 뒤,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 사태를 일으킨 지지자들에 대해 대규모 사면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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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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