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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청’ 문정복 “버르장머리 고쳐야”…‘친명’ 유동철 “폭언 사과하라”

중앙일보

2025.12.1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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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1월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친청’(친 정청래)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간 대립각이 명확해지는 모양새다. 출마 의사를 밝힌 문정복 의원이 같은 당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을 겨냥해 거친 표현을 사용하자, 유 위원장이 즉각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문 의원은 최고위원 보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하며 “내가 나가서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 위원장을 겨냥해 “공직·당직도 못 맡는 ‘천둥벌거숭이’한테 언제까지 당이 끌려다닐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정청래 대표 체제의 핵심 당권파 인사로 분류된다.

유 위원장은 즉각 성명을 내고 “당 동지를 향한 정치적 예의를 저버린 폭언”이라며 “공당 국회의원으로서 당의 품격을 훼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발언 철회 및 공식 사과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컷오프 과정에 대한 사과 △구시대적 정치 행태 중단을 요구했다.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부산수영구지역위원장이 9일 서울 국회 여의도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유 위원장은 지난 10월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조강특위(조직강화특위원회) 부위원장이던 문 의원에 의해 컷오프된 뒤, “근거 없는 허위 정보로 부당한 컷오프가 이뤄졌다”며 문 의원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문 의원은 “(유 위원장 컷오프는) 민주당 70년 역사에서 이어진 관례와 시스템에 따른 조치였다”며 “정청래 대표의 ‘억울한 컷오프 방지’ 발언도 공직선거 기준이지 당직에 해당하는 내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내년 1월 11일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전현희·김병주·한준호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3석을 채우는 자리로, 친명계와친청계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선자는 내년 8월까지 정청래 지도부의 잔여 임기를 함께 이끌게 된다.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는 친명계인 유동철 위원장과 이건태 의원이다. 여기에 친명계 핵심 인사인 강득구 의원의 출마 선언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친청계에서는 문정복 의원과 이성윤 의원이 출마 준비를 마쳤고, 정청래 대표 측근인 임오경 의원도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정청래 대표 체제를 비판해온 친명계는 “당이 정부와 엇박자를 내며 정부 성과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논리로 지도부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건태 의원은 “정부는 앞으로 가고 있는데 당이 속도를 못 맞추고 있다”며 정 대표 지도부를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보궐선거가 단순한 최고위원 보선이 아니라, 사실상 정청래 대표 체제에 대한 재신임 성격을 띠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친명계는 지도부 개편을, 친청계는 안정적 현 체제 유지를 각각 목표로 하고 있어 ‘명·청 대결’의 전면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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