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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가린 여성 6명과 트럼프, 콘돔까지…엡스타인 사진 19장 공개

중앙일보

2025.12.12 15:51 2025.12.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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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이 보관해온 사진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엡스타인(가운데)이 한 여성과 대화하고 있다.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12일(현지시간) 이 사진을 공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을 제기해온 미국 민주당이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을 공개하며 해당 의혹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민주당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 그리고 각종 유명 인사들이 함께 등장한 사진 19장을 공개했다.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이 보관해온 사진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여성과 나란히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사진들은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가 엡스타인의 저택에서 확보한 9만5000여 장의 자료 중 일부다. 공개된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우디 앨런 영화감독,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였던 우파 논객 스티브 배넌 등이 포함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금발 여성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 엡스타인 옆에서 한 여성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 여성 6명과 함께 촬영한 사진 등이 눈길을 끈다. 여성들의 얼굴은 모두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가려져 있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트럼프 콘돔’을 4달러50센트에 판매한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도 보인다.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이 보관해온 사진으로 ‘트럼프 콘돔’을 4달러50센트에 판매한다고 돼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사진들은 촬영 시기나 장소 등 구체적 정보가 없어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WP는 전했다. 엡스타인이 등장하지 않는 사진도 적지 않다.

민주당은 이날 공개의 구체적 목적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한때 가까운 사이였음을 보여주는 물증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2000년대 초까지 엡스타인과 여러 행사·파티에 동행하는 등 공개적으로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공개 자체가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당시 관계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다수를 성착취한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수감 중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사망 이후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성접대를 받았다는 주장과 각종 음모론이 잇따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범죄를 몰랐고 아무 연관도 없다”고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정보 공개 요구를 민주당의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미온적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그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에서도 자료 공개 요구가 거세지자, 결국 지난달 의회가 통과시킨 ‘엡스타인 자료 공개법’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오는 19일까지 자료를 공개해야 하지만, 예외 조항이 있어 전면 공개가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이 보관해온 사진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 여성과 함께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감독위원회 민주당 간사 로버트 가르시아 하원의원은 “이 충격적인 사진들은 엡스타인, 그리고 그와 세계에서 가장 힘센 남자들 몇 명과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은 의문을 일으킨다”며 “법무부는 당장 모든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거짓 서사를 만들기 위해 사진을 선별적으로 공개했다고 반발했다.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이 보관해온 사진으로 엡스타인(오른쪽)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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