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한국이 조 1위를 할 거다. 멕시코는 지금 컨디션이 최악이다."
'캡틴 아메리카' 랜던 도노반(43)의 예측이 현실로 이뤄지게 될까.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공동개최국 멕시코에서도 그의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멕시코 '인포배'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도노반은 멕시코 대표팀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걸까? 그는 한국이 A조 선두를 달릴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인 도노반은 멕시코가 16강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라고 보도했다.
멕시코는 지난 6일 미국 워싱턴DC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조 추첨에서 A조에 배정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덴마크·북마케도니아·체코·아일랜드 중 한 팀이 될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패스 D 승자와 함께 묶였다.
어느 하나 확실한 강자가 없는 상황. 멕시코·한국·남아공 모두 각각 속한 포트1과 포트2, 포트3 중에선 강팀이라고 보기 어렵다. 덴마크나 아일랜드가 올라올 것으로 유력해 보이는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D도 이탈리아가 있는 패스 A보다 낫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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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멕시코가 자신감에 차 있는 상황. 하지만 '이웃나라 전설' 도노반의 생각은 달랐다. 인포배는 "많은 전문가들이 멕시코를 A조 1위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도노반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엘 트리(멕시코 대표팀 애칭)'의 현재 기량이 라이벌들을 꺾기엔 부족하고 판단하고, 한국이 조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라고 전했다.
미국 '폭스 스포츠'에 출연한 도노반은 "사실 난 한국이 조별리그 승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멕시코는 지금 나쁜 상황에 처해 있다. 되돌릴 방법도 없어 보이며 여기서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라며 멕시코를 혹평했다.
이어 도노반은 "멕시코엔 뛰어난 선수들이 없다. 그래도 홈 팬들의 응원이 그들이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도울 거다. 아마 2위를 차지할 것 같다"라며 유럽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팀이 3위, 남아공이 4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도노반은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 가지 경고는 유럽 팀 역시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거다. 난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라며 치열한 접전이 될 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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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매치 최다 출전자(164경기) 코비 존스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인포배는 "멕시코 대표팀의 기량에 대해 우려를 표한 사람은 도노반뿐만이 아니었다. 존스 역시 멕시코가 부진한 컨디션으로 월드컵 본선에 임할 것으로 예상하며,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에 진출하는 팀까지도 멕시코를 꺾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라고 설명했다.
도노반과 함께 출연한 존스는 "A조는 혼전 양상이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다. 특히 아일랜드가 본선에 올라온다면 더 예측하기 어렵다. 트로이 패럿이 있는 아일랜드가 이변을 일으킬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또한 그는 "멕시코는 현재 좋지 않은 분위기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축구연맹(UEFA) 플레이오프 결과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3월 예선 경기들은 치열한 접전과 강렬한 경기들로 가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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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가 이처럼 기대받고 있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강인의 마요르카 시절 스승인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지휘 아래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A매치 6경기를 치렀지만, 4무 2패에 그치면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기 때문.
멕시코는 9월 미국 내슈빌 제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한국과 친선경기에서도 2-2 무승부를 거뒀다. 당시 홍명보호는 라울 히메네스에게 선제 실점을 내준 뒤 후반 20분 손흥민과 후반 30분 오현규의 연속골로 역전했지만, 종료 직전 산티아고 히메네스에게 극장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힘들 때 의지할 만한 대형 스타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FIFA 랭킹 15위 멕시코는 풀럼에서 활약 중인 라울 히메네스, AC 밀란의 산티아고 히메네스, 샌디에이고 소속 이르빙 로사노 등 유명한 공격수들이 있긴 하지만, 무게감이 예전 같지 않다. 라울 히메네스와 이르빙 로사노는 전성기에서 내려온 노장이고, 산티아고 히메네스도 이탈리아 무대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멕시코는 안방에서 치르는 대회인 만큼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인포배는 "멕시코 대표팀은 최근 월드컵 본선 진출팀을 상대로 한 6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향후 5개월 동안 여러 차례 친선 경기를 통해 경기력을 회복하고 6월 11일 월드컵 본선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