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아이들 계속 도와주세요"…35번 수술한 아이의 호소
2022년 7월 러 공습에 눈앞에서 모친 잃고 중상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러시아의 공습에 어머니를 잃고 자신 역시 크게 다친 한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유럽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계속 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12일(현지시간) 라디오 프랑스앵포에 따르면 올해 11세가 된 우크라이나 소년 로만 올렉시우는 지난 10일 유럽의회에 직접 나와 자신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올렉시우는 러시아 침공 초기인 2022년 7월14일 어머니가 자기 눈앞에서 숨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두 사람이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빈니차의 한 병원에서 의사를 기다릴 때 러시아의 미사일이 건물을 강타했다. 건물 잔해에 묻힌 올렉시우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올렉시우는 숨을 고르며 당시 상황을 차분히 전했다.
그는 "어머니가 건물 더미 아래에 깔려 계신 걸 봤다. 어머니의 머리카락도 보였고, 심지어 머리카락을 만질 수도 있었다"며 "그게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본 순간이었다. 그리고 작별 인사를 했다"고 덤덤히 말했다.
올렉시우 역시 당시 러시아 폭격에 중화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져 병원에서 약 100일 동안 35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아직도 확연한 신체적·심리적 후유증에도 올렉시우는 현재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삶을 재개하고 있다.
올렉시우는 자신의 증언을 들으러 온 이들에게 "함께라면 우리는 강하다는 걸 말하고 싶다.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며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계속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증언은 전체 청중을 감정에 휩싸이게 했다.
그의 말을 듣던 통역사는 눈물을 참지 못해 동료 통역사가 대신해야 했을 정도다. 그는 "그의 모든 행동, 모든 힘은 너무나 강렬하고 충격적이며 감동적이어서, 미리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어느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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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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