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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도 '1000원' 고집…고대 명물 '영철버거' 이영철씨 별세

중앙일보

2025.12.13 03:24 2025.12.13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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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암동 고려대 앞 '영철버거' 대표 이영철씨. 중앙포토

고려대학교 명물로 불리던 '영철버거'의 대표 이영철씨가 5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씨는 암 투병 끝에 이날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2000년 무렵 수중에 단돈 2만2000원만 남은 절박한 상황에서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앞 리어카에서 1000원짜리 버거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미국식 핫도그빵 사이에 고기볶음, 양배추, 소스 등을 넣은 투박한 방식의 버거는 값싼 가격에 학생들의 허기를 채워주며 '고려대 명물'로 떠올랐고, 고인은 이후 40개의 가맹점을 거느리기도 했다.

고인은 버거에 들어가는 돼지고기를 등심으로 바꿨을 때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양배추와 청양고추 가격이 치솟아 버거 하나를 팔면 200원의 적자가 났을 때도 1000원 가격을 지켜냈다.

2015년 영철버거가 경영난으로 폐업하자 고려대 학생들이 발벗고 나섰다. 당시 '영철버거 크라우드펀딩'에 총 2579명의 고려대 학생이 참가해 6811만5000원을 모금했다. 그렇게 영철버거는 다시 문을 열 수 있었다.

고인은 고려대 학생들에겐 늘 고마운 '영철 아저씨'였다. 고인은 2004년부터 고려대에 매년 2000만원을 기부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영철 장학금'을 지급했다. 학교 축제 기간에는 무료로 영철버거 수천개를 제공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102호다. 발인은 15일 오전 6시 30분,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정혜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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