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투어 나선 축구스타 메시…경기장 조기 퇴장에 팬들 난동
고가 입장권·정치인 독점 논란…화난 팬들 경기장 파손하며 분노 표출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인도 콜카타에서 열린 리오넬 메시의 경기장 방문 행사가 소동과 난동 사태로 마무리됐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 라나시온, 인포바에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세계적인 축구 스타 메시가 인도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예정보다 일찍 경기장을 떠나면서, 현장에 모인 관중들이 조직 측의 운영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메시는 콜카타 솔트레이크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경기장에는 수천 명의 팬들이 메시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했으나, 행사는 짧은 시간 만에 종료됐다.
당초 메시가 일정 시간 그라운드에 머물거나 직접 경기에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만큼, 일부 관중들은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100달러(약 15만원)가 넘는 고가의 입장권을 구매한 관중들 가운데 일부는 분노를 표출하며 좌석을 뜯어내 그라운드로 던지고 물병을 투척했으며 일부는 경기장 내부로 난입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장 시설물도 상당 부분 훼손됐다.
한 관중은 "메시를 직접 보는 것이 꿈이었지만, 경기장 내 혼란과 운영 미숙으로 제대로 볼 수조차 없었다"며 실망감을 토로했다.
인디아 타임스에 따르면, 고가의 표를 구입하고 많은 시간을 기다려 메시를 보려던 팬들은 솔트레이크 경기장 내에서도 메시를 직접 보지 못했으며,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도 볼 수 없었다고 분노했다.
관중들 사이에서는 정치인과 정부 관계자들이 메시 주변을 둘러싸 시야를 가리고 사진 촬영조차 어렵게 했다는 불만도 잇따랐다.
사태가 확산하자 인도 경찰은 메시의 콜카타 방문 행사를 주관한 주최 측 핵심 인물을 체포하고 피해를 본 관중들에게 입장권 전액 환불을 약속하는 서면 보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서벵골주 경찰청장 라지브 쿠마르는 기자회견에서 "메시가 실제로 경기에 출전할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가 형성되면서 혼란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사의 본래 계획은 메시가 경기장을 방문해 팬들에게 인사를 나눈 뒤 주요 인사들과 만남을 갖고 떠나는 것이었다"며, 주최 측의 안내 부족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고 아르헨티나 언론이 보도했다.
쿠마르 청장은 "주최자는 판매된 입장권에 대해 환불을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문서로 제출했으며, 현재 상황은 통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서벵골주 주지사 마마타 바네르지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행사 운영 전반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지시했다.
바네르지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전 트위터)를 통해 "메시와 스포츠를 사랑하는 모든 팬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도 교육부 차관 수칸타 마줌데르는 지역 집권당이 행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했고, 입장권 판매 과정에서 부패 구조가 작동했다고 비판하며 논란을 키웠다.
경기장 내 소동과 이후 호텔 인근에서 이어진 항의 시위로 인해, 메시와 수행단은 강화된 경호 조치 속에 콜카타를 떠나 하이데라바드로 이동했다.
이번 인도 방문은 'GOAT 인디아 투어'의 일환으로, 콜카타를 시작으로 하이데라바드, 뭄바이, 뉴델리를 순회하는 일정이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 소속 동료인 로드리고 데 파울, 루이스 수아레스와 함께 인도에 입국했다.
한편, 메시의 경기장 방문에 앞서 콜카타 시내에는 높이 20m가 넘는 초대형 메시 동상이 공개됐다. 동상은 메시가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서벵골주 체육 관계자 수짓 바수의 주도로 제작됐다.
이 동상은 현지 예술가 몬티 팔과 그의 팀이 약 40일 만에 완성했으며, 특수 섬유 기술이 적용된 철제 구조물로 제작됐다. 제작진이 이 동상을 기네스 세계기록 등재에 도전하고 있다고 아르헨티나 언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