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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최애 음식' 따라 먹는다…日여성들 '사나카츠' 열풍

중앙일보

2025.12.13 12:00 2025.12.1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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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1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 총리 관저에 도착했을 때 맨 토트백이 화제다. AP=연합뉴스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를 따라 하는 ‘사나카츠(サナ活)’ 열풍이 불고 있다. 일본 첫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총리를 부르는 애칭 ‘사나’에 팬 활동을 뜻하는 ‘카츠’를 더한 말로,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넘어서 다카이치 총리의 패션, 음식 취향까지 따라 하는 현상을 뜻한다.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일본 국내에선 예상 밖의 인기를 끌고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10월 21일 취임 직후 처음으로 관저에 들어갈 때 들었던 검은색 토트백이 대표적이다. 이 가방은 오랜 역사의 일본 업체 하마노피혁공업이 약 30년째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다. 13만6400엔(약 129만원)으로 가격이 높은 편인데도 주문이 쇄도했다고 한다. 업체 측은 홈페이지에 “이미 약 9개월 치가 주문돼서 내년 8월 말에나 출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사용한 펜도 화제다. 이는 미쓰비시연필의 제트스트림 제품으로 문구 판매점들은 ‘사나카츠 볼펜’이라며 홍보에 나섰다.

푸른색을 즐겨 입는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다. 총리 취임 전엔 어두운 색을 주로 입었는데, 취임 후 밝은 푸른색 정장을 자주 입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본 매체들은 패션에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다고 봤다. 요미우리신문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도 푸른색 옷을 즐겨 입었다”며 “‘일본의 대처’ 이미지를 표방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도 남색 정장을 자주 입었는데, 정치적 계승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일본의 한 호텔에서 판매중인 '사나카츠 런치'. 사진 나라로열호텔 홈페이지
일부 팬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좋아한다는 음식도 따라 먹을 정도다.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시의 한 호텔은 다카이치 총리가 좋아하는 메뉴로 구성한 ‘사나카츠 런치’를 내놨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가 좋아하는 음식은 명란젓과 고로케, 돼지고기가 든 만두 등이다. 가격은 3700엔으로, 이 역시 ‘사(3)나(7)에’의 발음에 따왔다.

다카이치 총리가 한국 김과 화장품을 좋아한다고 언급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0월 경주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만나 한국산 화장품을 선물했다.

쿠보 나미코(久保南海子) 아이치슈토쿠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치인도 아이돌처럼 ‘응원하고 싶다’는 구조가 비슷하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사상에 동조하기보다는 멋있는 여성에 대한 동경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높은 지지율엔 사나카츠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다카이치 총리의 18세~39세 지지율은 약 80%에 달해 전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의 15%에 비해 압도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가 가지고 있는 가방이나 펜을 사는 분들이 많다고 해서 압박감을 느낀다”며 “(사나카츠가) 젊은 세대가 정치에 흥미를 갖는 계기가 된다면 매우 좋겠다”고 말했다.



장윤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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