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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靑에 반말, 기세 대단"…尹당선 전 '건진' 점찍은 통일교

중앙일보

2025.12.13 12:00 2025.12.1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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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수사의 발단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65)씨에게 건넨 샤넬백이다. 2022년 4월 전씨가 이 샤넬백을 김건희 여사에게 건네며 통일교 현안을 청탁한 혐의가 드러났다. 여‧야 의원에게 금품을 건네고,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한 통일교가 건진법사까지 창구로 활용한 배경은 무엇일까.
건진법사 전성배씨. 뉴스1



건진 평가 “멘토 이상…尹과 심리적으로 완전 하나”

윤 전 본부장과 이현영 전 통일교 부회장이 대선 직전이었던 2022년 2월28일 나눈 통화내용에서 전씨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이 전 부회장은 “건진이 자기를 고문이라 그러더라. 자신은 얼굴을 드러내놓고 일하기 어려운 사람이니 나중에 통일그룹 고문 한자리 주십시오 얘기하더라”며 “그래서 ‘그분(윤석열 전 대통령)은 어떻게 하고요. 나라는 어떻게 해요’ 그랬더니 ‘15년 보수가 집권합니다’ 큰소리 뻥뻥 치더라”고 말했다.

그러자 윤 전 본부장도 “안 그래도 대단하다고 그러더라. 제가 윤 후보 가까운 사람 만났다”며 “청와대 쪽 사람도 종종 오는데 (전씨가) 딱, 딱 반말하고 기세가 대단하다 그러더라고요”라고 호응한다. 이 전 부회장은 “건진은 얘기 안 하고, (전씨의) 처남이 얘기하는데 (윤 전 대통령이) 요즘은 안 그러지만, 전에는 건진이 있던 절에 정성 들이는 데 가면 큰절하고 들어갔다더라”며 “그러니까 멘토를 넘어서 심리적으로 완전히 하나 돼 있다”고 전달한다.

윤 전 본부장이 대선 전부터 전씨에 대한 평가를 여러 경로로 들었다는 풀이가 나온다. 그는 이날 전씨에 대해 말하면서 “(비슷한 사람) 한명 더 있다. 비구니 스님”이라며 “이쪽에 김 여사도 새벽마다 통화하는데 그 사람이 뭐라고 하냐면 그 청와대 터가 그래가지고 옮기니 마니”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청와대 이전은 실제로 이뤄졌다.



특검 "김 여사와 친분, 尹 정부 영향력 판단"

특검팀 수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이 전씨를 직접 만난 건 대선 이후인 2022년 3월 23일이다. 이 전 부회장 소개로 만남이 이뤄졌다. 특검팀은 “전씨가 김 여사와 친분이 두텁고 윤 정부에서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접촉했다”고 윤 전 본부장 공소장에 기재했다. 둘의 만남 1주일 뒤 김 여사가 윤 전 본부장에게 “전 고문(건진)이 전화를 주라고 했다.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취지로 먼저 전화하면서 전씨의 영향력을 확인했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윤 전 본부장이 김 여사에게 접근하기 위한 창구로 전씨를 선택한 이유는 김 여사 재판과도 관련 있다. 특검팀은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통일교의 현안 청탁이 이뤄졌다고 보고 기소했지만, 김 여사 측은 ”청탁을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 윤 전 본부장은 앞서 김 여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전씨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전 정권부터 해서 본인의 친분을 강조했다. 과거 장관 얘기도 많이 했다“며 ”사실 좀 긴가민가했다“고 말했다.



정진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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