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 13일 방영된 MBC 금토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11, 12회에서는 달이의 과거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사랑과 운명이 교차하는 서사가 이어졌다. 중전을 시해한 대역죄인으로 오해를 받았던 연월의 진실이 밝혀지고, 달이는 기억이 돌아오는 혼란 속에서도 다시 궁으로 향해 이강(강태오 분)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왕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박달이임을 분명히 하며 단단한 내면을 드러냈다.
이강이 달이가 빈궁임을 깨닫는 순간에는 오랜 시간 억눌러온 감정이 서로를 향해 조심스레 흘러넘쳤다. 달이 역시 슬픔이 북받치는 마음을 꾹 눌러 담담하고 다정한 태도로 마음을 확인하며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깊어졌다.
빈궁 강연월과 박달이 사이의 삶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달이의 시간도 이어졌다. 한철이 달이의 정체를 미끼로 부모의 목숨을 위협하자 달이는 스스로 폐빈 강씨임을 밝히며 위기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왕이 이강과 함께 궐을 떠날 기회를 줘도 달이는 자신을 믿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버릴 수 없다며 남기로 선택했다. 모두를 향한 책임과 신념을 꿋꿋이 지켜내는 서사는 달이의 강단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김세정은 연월의 비극적 기억과 달이의 결의 넘치는 모습, 그리고 사랑을 확인하는 떨림까지 복합적으로 쌓여가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극 전체를 깊이 있게 이끌었다. 감정의 고조를 눈빛과 미세한 표정 변화로 정확히 표현하는가 하면, 단단한 내면에 더해지는 울컥함이 맞물리는 순간들을 디테일하게 담아내 캐릭터의 서사를 한층 풍부하게 완성했다. 복잡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극의 감정선을 견인한 김세정의 표현력이 더욱 돋보여 극을 클라이맥스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