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12월에 가장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겨울철·전열 기구 등 난방기기 사용량이 증가하는 12월에 특히 눈여겨볼 통계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최근 5년(2020~2024년) 동안 발생한 화재 통계 분석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분석 기간 중 월별 화재 발생 현황을 보면, 1년 중 12월에 발생한 화재(2517건·9.4%)와 1월(2401건·9.0%)이 가장 많았다. 겨울철에 유독 화재가 집중됐다.
서울시 소방재난안전본부 화재 원인 분석
인명피해 건수나 사망자 수도 마찬가지다. 12월(192명)·1월(166명)은 연중 인명피해가 가장 많은 달로 집계됐다. 인명피해도 마찬가지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12월(25명)이 가장 많고, 1월(18명)이 두 번째다.
화재를 원인별로 살펴보면 부주의로 인한 화재(1339건)가 12월 전체 화재 건수 대비 절반이 넘었다(53.2%).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가연물 근접 방치, 전기 기기 설치나 사용 부주의, 공사장에서의 용접·절단·연마로 인한 화재 등을 의미한다. 겨울철 사용량이 급증하는 전기난로·전기장판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가 많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12월 기준 가연물 근접방치로 인한 화재(153건)가 전월 대비 51.4%(50건), 기기 사용 설치 부주의로 인한 화재(150건)가 전월 대비 32.7%(37건)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 공사장 화재도 12월 최다 발생
장소별로 보면 판매·업무시설과 건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증가세였다. 판매·업무시설은 362건으로 전월 대비 92건(34.1%) 늘었다. 겨울철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판매·업무시설에서 난방기기를 사용하다가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공사장 화재도 64건으로 같은 기간 22건(52.4%) 증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사장은 12월 화재 발생 장소 중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며 “시너(신나)·페인트·스티로폼 단열재 등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물질이 많은 공사장에서 용접 작업을 하다가 불티(작은 불똥)가 발생해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영근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12월은 춥고 건조한 겨울철 기후의 영향으로 개인 전열기구 등 난방기기 사용이 증가해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라며, “사소한 부주의가 자칫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겨울철 화재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