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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밖’ 내몰린 2030 약160만 명, 4년 만에 최대...여윳돈도 3년만에 감소

중앙일보

2025.12.13 23:32 2025.12.14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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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열린 '2025 부산청년 글로벌 취업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채용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일자리 밖’으로 내몰린 20~30대가 지난달 160만 명에 육박했다. 실업, 쉬었음, 취업준비 등 이유는 다양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경력 중심으로 채용하는 흐름이 확산하면서 젊은층 일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14일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등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이거나,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또는 ‘취업준비자’인 20~30대는 지난달 158만9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만8000명 늘었다. 코로나19 시절인 2021년 11월 173만7000명 이후 4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일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 2030세대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 세대 인구(1253만5000명) 중 ‘일자리 밖’에 있는 사람의 비중은 12.7%다. 역시 2021년(13.0%) 이후 4년 만에 가장 컸다.

20대의 첫 취업 시기가 늦어지면서 30대의 안정된 일자리 찾기도 늦어지는 양상이다. 올해 11월 기준 2030세대 실업자는 35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2000명 늘었다. 2030세대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은 71만9000명으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였다. 취업준비자도 51만1000명이었다.

특히 30대 초반(30∼34세)에 일자리 밖으로 밀려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30대 초반인 ‘실업자+쉬었음+취업준비생’은 지난달 38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8000명 늘었다. 이들이 전체 해당 연령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6%를 기록했다. 11월 기준 2021년(10.1%) 이후 4년 만에 다시 10%대에 올라섰다. 30대 전체의 ‘실업자+쉬었음+취업준비생’은 62만 명으로 1년 전보다 4만5000명 늘었다. 20대는 97만 명으로 여전히 일자리 사정이 안 좋았지만, 1년 전보다는 1만7000명 줄었다.

불안정한 일자리 등으로 청년층 소득은 정체되는 반면 주거비와 이자비용 등은 늘면서 2030세대 ‘여윳돈’도 3년 만에 줄었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흑자액은 124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2.7% 감소했다. 2022년 3분기(-3.8%) 이후 3년 만의 감소다. 전체 가구주의 흑자액(143만7000원)이 12.2%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흑자액은 가구소득에서 세금ㆍ이자 등 비(非)소비지출과 식비ㆍ주거비 등 소비지출을 뺀 금액이다. 흑자액이 준다는 건 저축이나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여윳돈이 줄어 자산을 불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을 하지 않는 젊은층은 이후 경력, 생애 소득, 노후 준비 등 모든 면에서 차질을 빚게 된다”며 “인구 자체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인적 자본의 ‘질’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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