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美브라운대서 총격으로 2명 사망…용의자, 시험 기간 노렸나

중앙일보

2025.12.13 23:46 2025.12.14 08:0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13일(현지시간) 미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시에 위치한 아이비리그 명문 브라운대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명문대인 브라운대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경 미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시에 위치한 브라운대에서 3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총기 난사를 했다. 현지 보건당국은 “이 사건으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크리스티나 팩슨 브라운대 총장은 언론에 “희생자와 부상자 대부분이 학생들”이라고 확인했다.

학교 측은 사건 발생 직후인 오후 4시 22분에 학생 및 교직원 등에게 전체 공지를 통해 “총격 사건이 일어났으니 안전하게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대피가 불가능할 경우,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하고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문을 잠그고 숨어 있으라”고 덧붙였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은 브라운대 전체가 가을 학기 기말고사 2일차에 돌입한 날이었다. 총기 사건이 발생한 7층짜리 건물은 브라운대의 공과대학과 물리학과 강의실 등이 있는 ‘배러스 앤 홀리’로, 이 건물에서도 기말고사 시험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스터디 모임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시험 기간에는 학생, 교수들의 건물 간 이동이 많아 출입문이 개방되어 있고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학교에 모이게 되는데, 용의자가 이런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치밀하게 준비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시에 위치한 아이비리그 명문 브라운대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브라운대 총격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한 인물이 현장을 떠난 뒤 호프 스트리트를 따라 걷고 있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로이터=연합뉴스
경찰은 사건 직후 브라운대 캠퍼스와 주변 지역에 경찰관 400여명을 배치하는 등 보안을 강화했다. 동시에 학교를 봉쇄하고 연방수사국(FBI),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ATF) 요원들과 협력해 용의자 검거를 위한 수색 작전을 벌였다. 그러나 사건 당시 프로비던스시는 주말을 맞아 쇼핑객 및 관광객 등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렸던 탓에 수사팀이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고 전해졌다.

이와 관련, 브렛 스마일리 프로비던스 시장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프로비던스 인근의 한 호텔에서 용의자로 추정되는 30대 인물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전날 경찰이 브라운대 캠퍼스에 내린 대피·대기(shelter-in-place) 명령도 해제됐다. 다만 경찰들은 아직 현장에 남아 있는 상황이다.

또한 브라운대는 남은 가을학기 학사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프랜시스 도일 브라운대 교무처장은 전날 소셜미디어(SNS) 공지를 통해 “어제 우리 캠퍼스에서 발생한 매우 비극적인 사건을 고려하여 2025년 가을 학기의 모든 학부, 대학원 및 의대 수업, 시험, 과제 및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안전 우려로 학교를 떠나겠다는 학생들이 있다면 그 결정을 존중하고, 남는 학생들의 경우 학교가 보호하고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브라운대 총격사건에 대해 보고받고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희생자와 부상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미 총기 폭력 기록 보관소(GVA)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해만 389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 중 최소 6건은 학교에서 발생했다고 GVA가 전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의 586건보다는 200여건 줄어든 것이다.



하수영([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